부시맨과 레비스토로스 부시맨과레비스트로스

인류학과 빈부 격차 문제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를 읽고-
자연 과학은 자연 현상을 관찰하는 학문이다. 물질, 생명 현상, 지구 규모의 운동들, 물체 사이의 힘과 에너지 관계 등을 탐구한다. 우리가 아닌, 아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공부를 해보니, 우리 자신과 우리들이 살고 있는 공동체의 모습들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인류학에 관한 책을 선택해 보았다.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부시맨은 문명을 접해보지 못한 지역의 사람이다. 그렇다면 레비스트로스가 뭐지? 여기서 나의 지식이 얕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조사해 보니 레비스트로스는 인류의 문화를 문화체계를 이루는 요소들의 구조적 관계를 통해 분석하는 ‘구조주의’적 접근에 큰 기여를 한, 현대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이라고 한다.
제목을 되새기며 책을 펼쳤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동물들도 말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사람들은…(생략)

더 많이 받는다면 이 둘의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고, 그러면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태어난 아이의 지능이 유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든,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든 나중에 가면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유전과 환경, 둘 다 자라나는 아이가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이렇게 보면 계속하여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사회 제도를 통해 빈부 격차를 줄인다 해도, 근본적인 사람의 능력 차이는 빈부 차이를 더 크게 만든다. 그렇다면 빈부 격차를 줄인다는 표현보다는 빈민층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표현이 더 알맞은 표현은 아닐까?
수렵과 채집을 통해 음식을 구하던 시절, 사람들은 매우 짧은 시간동안만 일을 하고도 모두가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농경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노동 시간은 길어졌고 그에 대한 대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청난 양의 노동을 하면서도 그에 대응하는 대가를 받지 못한다.
인류의 문화 형성, 발달 과정은 사회 전체의 이득보다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나 보다. 생활 물품들의 생산량을 늘리거나 근로 조건의 개선을 통해 빈민층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물들도, 결국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문명이라는 것이 인류 전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면 우리는 이 방향으로 계속하여 발전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새로운 방향으로의 발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 전체를 생각할 때, 경제 활동이란 개인 또는 그들이 속한 집단의 욕심들이 서로 얽힌 것일 뿐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나무를 함부로 베어서는 안 되고, 온실가스를 과다하게 배출해서는 안 되고, 자원을 절약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국가’라는 집단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것들을 꺼림칙 없이 시행한다. 부유한 나라들도 자신들이 비축해 놓은 재산을 풀고 이익의 감소를 감안하면서까지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도울 생각은 없다. 경제학은 먼 훗날의 일들은 생각하지 않고 당장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아내고 어느 정도 이를 정당화한다. 앞으로의 경제학은 지금까지의 이런 모습들을 벗어나서, 개인과 인류 전체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면 하고 바란다. 그 바탕으로, 사람들 역시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보다는 인류 전체, 그리고 먼 훗날을 넓게 바라보며 경제 활동을 하였으면 한다.
사실 인류 전체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그렇게 하는 사람 자신에게도 훨씬 유익할 것 같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행동한다면 그 사람은 욕심을 채워 가면서 어느 정도의 쾌락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죽으면 그 쾌락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되고, 사라져 버린다. 그에 비해 어떤 사람이 인류 전체를 위해 행동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계속하여 기억해줄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쾌락과 남에게 기억되는 것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기억되는 것을 택하겠다. 누구나 자신이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으므로,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경제 활동과 관련된 빈부 격차 문제는 새로운 ‘문화’의 형성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많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의 사고나 행동 양식은 유전의 영향, 자연 환경의 영향보다는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류 전체를 생각하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여 사람들의 사고를 바꾸는 것이다.
문화는 창조보다 전파가 어렵고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여 예전보다 새로운 문화를 접해볼 기회가 많고, 그 문화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경우 문화는 급속도로 전파된다. 이를 잘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수많은 것들이 급속도로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문화의 창조, 전파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화의 유지가 더욱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빈부 격차 문제를 인류학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생각해 보았다. 현대의 인류학은 사회 과학과 자연 과학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고 한다. 나도 책을 보면서 인류학과 자연 과학의 공통점을 많이 느꼈다. 특히 인류학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객관성에 대한 반성을 되새겨보자는 포스트모던 인류학은, 우리는 양자 같은 것의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고 모든 측량은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는 불확정성의 원리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 과학을 통해서이든, 인류학을 통해서이든, 아니면 내가 아직 접해보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분야의 학문을 통해서이든, 인류가 맞이하게 된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우리의 역할은 그러한 문제들을 자연 과학의 측면에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