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읽고나서 부활독후감

<독후감>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고 나서...
지난해인가? 내가 잠을 청하려고 이부자리를 깔고 누우려고 하는데 내 머리맡에 생소한 무언가가 놓여져 있었다. 나는 ‘혹시 먹는 건가?’ 라는 생각에 기분이 들뜬 나머지 밀려오던 졸음이 박찬호가 던진 야구공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달아났다. 슬슬 입에서 침이 고이려던 그 순간, 나는 허무함에 ‘읔’ 이라는 조그마한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내가 열어본 그 무언가는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책이었다. 곧장 엄마에게 달려가서 왠 책이냐고 물었더니 엄마 친구의 아들 책인데 사놓고 읽지 않아서 엄마 친구 분이 나와 내동생에게 읽으라고 주신 거라고 말씀하셨다.
“에이 먹는 건 줄 알았잖아.”
“먹는 거야!! 마음의 양식...”
“내가 책 읽는 거 싫어하는 거 알면서.”
“그래도 조금씩 시간 내서 매일매일 읽어.”
약간 강요스러운 엄마의 말투에 나…(생략)

고 매춘부로 7년 동안 생활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써 재판을 받는 것이었다. 매춘부로 전락하여 7년 동안 생활했다니 나는 이런 마슬로바가 좀더 반듯한 직업을 찾지 않고 왜 하필 매춘부를 선택했는지, 다른 길을 찾지 않고 타락의 길에 빠진 마슬로바가 조금 불쌍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네흘류도프라는 그 사람에게 화가 났다. 서로 사랑했으면서 마슬로바에게 돈을 주고 무심하게 떠나갔는지 정말 잔인했다. 네흘류도프만 아니었어도 마슬로바가 억울하게 재판소에 있지도 않았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
마슬로바가 재판소에 들어오고 재판이 시작됐다. 그런데 배심원 쪽에서 마슬로바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네흘류도프였다. 정말 이런 우연이 있을까? 젊었을 때의 그 매력적인 모습의 마슬로바가 살인자로, 그것도 법정에서 만나게 되다니... 아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마슬로바를 보고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때까지도 네흘류도프는 그녀가 자신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무심하게 떠나갔는데, 그때 마슬로바가 얼마나 자신을 그리워했는데... 그 날 이후 네흘류도프는 마슬로바가 자신 때문에 타락의 길에 빠진 것을 알고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죄책감에 빠진 네흘류도프를 상상해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인데 서술자는 여기서 네흘류도프조차도 불쌍히 그려낸 것 같다. 며칠동안 고민한 네흘류도프, 끝내는 멀리 형무소로 이송되는 마슬로바를 따라 나서는 것을 결심했다. 하지만 마슬로바는 네흘류도프를 처음엔 못 알아봤다. 아마 잊고 싶어서 애를 썼을 것이다.
나중에야 누군 지를 알아봤지만 마슬로바는 그를 피했다. 지난 과거에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서 인지 무척 괴로웠나보다. 마슬로바를 뒤쫓아 시베리아까지 따라가서 청혼하는 네흘류도프를 마슬로바는 단호히 거절한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 않는 네흘류도프는 이 책 마지막에 정의를 구하면 모든 것이 주어진다는 성서의 얘기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매춘부의 슬픈 운명과 청년의 용기 있는 회오에 톨스토이가 감명을 받고 지은 것이 부활이라고 한다. 이런 일이 정말 있었다니 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나는 이 실제 인물들이 너무나 궁금하다. 죄수인 매춘부와 결혼하려고 감옥살이를 뒷바라지하였지만 끝내 싸늘한 시체가 되었던, 그런 그녀마저 사랑한 그 남자... 너무나 아름답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책의 제목이 왜 부활인지 몰랐다. 솔직히 지금도 정확한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부활이란 이 책제목의 의미를 나 혼자 생각해본 것이 있다. 마슬로바와 네흘류도프의 다시 피어나는 사랑으로써 아름답게 생각한다. 물론 확신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나의 이 주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의 주인공인 두 남녀를 떠올려보았다. 자책감에 빠진 네흘류도프를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이 내가 마슬로바를 불쌍히 생각했다는 색안경을 끼고 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런 두 사람을 아름답게 그려낸 톨스토이가 정말 존경스럽다. 솔직히 나는 책도 많이 읽지 않아서 글도 논리 있게 쓰지 못한다. 매번 책을 많이 읽으려고 다짐하지만 작심삼일이고..
그런데 톨스토이에 대한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톨스토이의 대부분의 소설은 그 발단이 일기를 쓰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정말 사소하게 봐오던 일기에서 저렇게 대단한 문학작품이 탄생하다니... 나도 이제부터 며칠에 한번씩이라도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이로써 나는 부활이란 책을 통해 진정한 인간의 양심적인 면과 사랑에 대하여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뿐만 아니라 톨스토이라는 대작가에 대하여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여서 읽고 나서도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서도 네흘류도프처럼 양심적인 사람이 많아져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좀 더 사랑이 가득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