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를 읽고 등대지기

등대지기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라면 원망밖에 떠오르지 않을 듯한 주인공의 생각이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게 돋보이는 작품이다. 부모자녀간에 잦은 다툼이 있으면서도 화목한 그런 정겨운
소설들은 많지 않다.그러한 부족함을 채우듯이 조창인이란 작가는 부성애를 그린 가시고기를 내고 그 후 효를 그린 등대지기란 소설로 독자들을 가슴 따뜻하게 만든 것 같다.
등대지기란 그저 등대를 껐다 켰다하면 되는 줄만 알았다. 그리고 등대의 불이 제대로 켜져 있는지 확인만 하는 아주 쉬운 일을 하는 직업인줄 알았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등대가 저절로 켜지고 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등대지기라는 직업은 막노동과 같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적은 봉급에 3개월 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한다니, 그나마 3개월에 한번씩 한달 동안 휴가라서 그동안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는 게 다행이었다. 등대지…(생략)

드려야 하는지 몰랐다.
한달 이라는 기간에 의지해 버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속된 한 달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난 후에야 어머니께서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베푸셨는지 알게 됐고 그 후 재우는
어머니께 잘해드렸다. 요양원에 보내려고 했지만 자신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 자신의 배고픔도 잊은 채 자식의 배고픔을 슬퍼하는 거란 걸 알고 다시 구명도에 모시고 와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
만약 내가 재우라면 등대지기의 직업도 포기하고 치매이신 어머니도 포기한 채 또다시 어디론가 도망가 버렸을 것이다. 소설이긴 하지만 재우라는 인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세상과 사람들을 등지며 살아온 한 청년의 이야기였다. 나 또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머리 깎고 중이 되어 아무 욕심 없이 지내고 싶었다. 일생을 편하게 살기 위해 몇 년을 노력하는 게 싫었고 중대한 선택을 몇 번이나 해야 하는 게 싫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완전한 도피고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언젠가 사람은 죽게된다.
죽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 좋은 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들을 모두 해볼 수 있으면 한다.
등대지기가 자신의 일에 포부를 갖고 등대를 지켰듯이 우리도 지금 하고있는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포기란 없을 테니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위와 같다. 물론 이 것만은 아니다.
부모님께서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부모님께서 하시는 일에 부끄럽다고 느끼거나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업에 자부심이 없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많은 걸 깨달을 것이다.
먼바다에 홀로 남겨진 배를 향해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가 이제는 한 사람의 생각마저 올바르게 인도해 주는 그런 등대가 되어 나로 하여금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