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을 읽고

무정을 읽고...
「줄거리」
경성학교의 영어교사인 이형식은 김 장로의 딸 `선형`에게 매일 하루에 1시간씩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지금의 개인 과외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형식은 영어 지도를 하면서 선형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었다. 이형식은 동경에 유학을 갔다올 정도로 신식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지만, 어릴 때 고아가 되어 힘든 생활을 한데다가 내향적 성격 때문에 이성 교제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본 순간 마음속에 이상한 불길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어느 날, 뜻밖에도 `영채`가 온 것이다. 영채는 개화운동을 하다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박 진사의 딸이었다. 박 진사는 형식이 부모를 여의고 의지할 곳 없이 돌아다닐 때, 그를 데려다가 자신의 집에 묵게 하고 신학문을 가르치고 키워준 아버지와 같은 분이었다.
영채는 박 진사가 감옥에 가고 집안이 망하게 되자 아버지를 감옥에서 나오게 …(생략)

손꼽아 기다린다.
한편, 영채는 자살을 하러 평양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우연히 `병욱`이라는 마음씨 좋은 여자를 만난다. 그녀의 집은 황주인데 거기서 조금 머물자고 그래서 죽지 않고 머물게 되었다. 서로 정이 들자 병욱은 영채에게 함께 동경으로 유학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얼마 후에 영채는 병욱과 함께 동경 유학을 가기 위해 기차에 탔는데, 거기에서 그 날 마침 미국 유학을 떠나려고 기차에 탄 형식과 선형을 만나게 된다. 형식은 죽은 줄 만 알았던 영채를 만나자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들을 태운 기차가 삼랑진에 오니 큰비로 인해 홍수가 난 상태였다. 그들 넷은 단합하여 수재민을 위해 자선 음악회를 열었다. 선형은 처음에는 영채를 미워하였으나 차차 영채의 따뜻한 마음에 반하여 그녀와 친하게 되었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서로에 대한 나쁜 감정들이 없어지면서 수재민들을 도울 수 있었다. 단돈 80원을 모금하였으나 자선음악회의 성과는 매우 큰 것이었다.
그들은 모여서 자기들이 커서 장래에 어떤 분야를 담당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교육을 통해 백성을 깨우치고 우리 나라를 일으키자고 다짐한다.

「느낀 점」
이 글의 시점은 내 생각으로는 작가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전지적 작가 시점인 것 같다.
이 긴 소설에는 무지한 우리 민족을 깨우치려는 작가의 계몽적 태도가 잘 나타나 있다.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빨리 우리 나라를 발전 시켜야 하는데, 무지한 우리 민족은 우리의 것만 가지고 살려고 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생각을 바르게 깨우쳐 주려는 작가의 생각이 나타나 있는 계몽소설인 것 같다.
이광수는 계몽을 부르짖었다.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깨우쳐서 우리 나라를 발전 시켜야 한다는 깊은 뜻을 이 소설이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형식의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이형식은 영채의 아버지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이어서 그녀와 결혼을 하는 것이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선형은 신식 여성일 뿐만 아니라 집안이 좋다. 그래서 이형식은 영채와 선형을 두고 끊임없이 갈등을 한다. 이형식은 자신이 고아일 때 아버지처럼 도와준 은인인 박 진사와의 의리로 보면 영채와 결혼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김 장로의 외동딸 선형이는 아름답고 신지식을 배웠으며, 결혼을 한다면 같이 미국 유학도 갈 수 있다. 즉 `의리를 택하느냐, 아니면
출세를 택하느냐`가 형식에게는 중요한 과제이다. 그 결정을 하지 못한 이형식을 나는 우유부단하고 갈팡질팡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최초의 현대소설인 `무정`은 그때 당시로 보아서는 매우 획기적이었으며, 우리 민족의 무지함을 깨우치게 하려는 작가의 사상은 정말 감동 받았다. 그때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신문에 연재되는 이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깊은 뜻을 잘 이해했더라면 새 조선이 되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