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를 읽고 문제아

문제아를 읽고..
이 책은 박기범 씨가 쓴 단편 동화 열편을 중 하나인 ??문제아??를 대표 제목으로 하여 묶은 동화집이다. 날씨까지 표시되어 있는 줄쳐진 일기장에 머리말부터가 마치 작가의 동심의 마음을 보는 듯 하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해보라면 슬픈 이야기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이고 현실인데도 읽고 있으면 어느새 눈물이 고인다. 그 이야기들이 아이의 눈에 비춰지는 그대로 그려졌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짧은 단편 동화가 많은 이야기를 담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을 설명하는 부분들이 다소 지루하고 인위적인 학습처럼 보여 지는 것도 있었다. ??겨울 꽃 삼촌??의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초등학생 독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정도의 설명 없이 내용을 이끌어 나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10편의 이야기 중에서 학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아예 학…(생략)

??를 보면,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로 인한 가족간의 불화와 가정의 파탄을 그리고 있다. 그 속에서 아동이 겪는 생각과 갈등 같은 것들을 짧지만 잘 전달하고 있다. 가난이란 주제를, 아이와 엄마의 관계에서 따뜻하게 담아낸 ??독후감 숙제??, 허물어져가는 달동네 사람들의 삶의 문제와 사람들의 편견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끝방 아저씨??, 농민문제와 남북문제를 다룬 ??송아지의 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겨울꽃 삼촌?? 같은 내용들은 학교와 가정의 문제를 넘어서 전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맑은 아이들의 눈을 통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아직 편견이나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존재이다. 그렇다고 옳고 그름을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야기의 화자가 되는 아이는 현실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부정적인 사회의 모습과 편견에 반기를 든다. 여기서의 아이들은 관찰하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수동적인 아동이 아니라 능동적인 존재로서의 아동인 것이다.
동화 속에는 그림이 간간이 들어가 있는데, 글을 쓴 작가와는 다른 사람이다. 그림이 주가 되는 책은 아니지만, 그림을 통해 극중 배경과 인물의 상태에 대한 상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특히 ??독후감 숙제??에서 주워온 일기장의 만화와 그림일기를 실제로 보여준 것은 독자로 하여금 극 중으로 빠져들게 하는 요소였다. ??전학?? 맨 앞에 있는 학교와 집의 약도 역시 내용을 이해하고 연상하는데 도움을 주며 흥미를 주는 요소이다.
다 큰 어른이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린이 문학이 더욱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세상을 맑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때문에 이 동화가 이토록 가슴 찡해질 만큼 감동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