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읽고나서 톨스토이의 부활

<독서 감상문>
[나의 정신에 대한 반성]
부활을 읽고...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지은이가 톨스토이인 것이 있어서 예전에 읽었었던 “바보 이반” 이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처럼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이 책이 1년 전에 샀던 세계문학 전집에 있어서 얼른 꺼내어 보았는데 먼저 그 두께에 깜짝 놀랐지만 책을 읽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읽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카추샤나 네플류도프 같은 어려운 이름이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지만 주인공의 이름보다는 내용 면에서 훨씬 어려웠던 것 같다.
어느날 배심원의 자격으로 법정에 나간 네플류도프 공작은 살인죄로 고소된 카추샤가 청년시절 자신이 사랑했던 하녀임을 알게 된다. 네플류도프는 카추샤의 타락한 삶이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카추샤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결심하며 또 카추샤의 타…(생략)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네플류도프가 실현한 무소유의 정신은 내가 실현한 것에 비하여 훨씬 실행하기 힘든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내가 느낀 감격이 부끄럽기도 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톨스토이가 부활을 쓸 때 즈음에 자신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자신의 작품에 대해 흥미를 잃었고 숭고하고 선한 감정을 일깨우는 예술을 갈망하여 더 이상 독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인생의 무의미한 것을 애써 묘사하려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특히 부활에서는 귀족들의 편안하고 안락한 삶보다는 감옥의 수감자들이나 가난한 농민 등 하층세계의 고통받는 민중의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냥 불쌍하다던 지 동정심 같은 것은 전혀 없고 단지 하층세계의 민중들의 도덕성이 교육을 받은 귀족들보다 더 높게 쓰여진 것에 정말 놀랐다.
카추샤를 만나 결혼을 결심하고 돌아온 네플류도프가 어렸을 때 했던 것처럼 양손을 가슴에 모으고 위를 보면서 기도했다.
그때 이미 그가 바란 것은 이루어졌다. 그의 의식 속에서 신이 눈을 떴던 것이다.
그는 지금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선한 일을, 어떤 일이든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사이에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도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인이지만 기도를 하면서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하나님이 눈을 뜨시는 것을 느끼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이런 네플류도프의 자신감을 이해할 수없지만 눈물이 흐르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그 눈물은 기쁨과 감동이 엇갈리는 눈물일 것이다. 몇 해동 안이나 그의 내부에 잠들었던 정신적 존재가 눈을 뜬 것에 대한 기쁨의 눈물이며 자기 자신에 대한 감동의 눈물일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때 네플류도프를 위해 부귀영화를 단념한 채 시베리아 유형을 계속기로 하는 어떻게 보면 네플류도프보다 더 높다고 할 수 있는 카추샤의 도덕적 우월 보다는 유복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고 많은 상속을 받아서 쾌락만을 쫓는 상류사회의 삶을 살아오고 있었지만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되는 네플류도프의 삶을 더 높게 평가하고 싶다.
네플류도프는 자신의 내면의 변화에 대하여 무한한 기쁨을 느끼며 이렇게 표현한다. ‘근사하다! 정말 근사해. 오, 어쩌면 이렇게도 기분이 좋을까?’ 자신이 변해 가는 것을 느끼며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나를 부럽게 했다. 네플류도프의 무소유의 정신은 나에게 힘들겠지만 언젠가는 나도 내가 스스로 변화하는 나를 느끼며 근사하다고 외칠 수 있을 정도로 변화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