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보는 논리를 읽고나서 사회를 보는 논리를 읽고나서

사회를 보는 논리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너무 얇은 것이 아닌가~
인문사회과학 서적류 치고는 너무 얇은 것 같다. 나 같은 요즘 세대를 위해서 인 것 같기도 하고, 강의 교재용으로 사용하기도 편한 것 같지만, 너무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 같다. 머리말에 쓰여 있듯이 줄이고 줄였다고 했지만, 내용들이 너무 성급하게 넘어간다. 글쎄, 두꺼운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보다가 갑자기 얇은 책을 본 내가 너무 당황해 티를 낸다고도 할 수 있지만…….
다만, 각 장 끝에 몇 개의 토론이나 생각할 것들이 주어져 있어 책을 읽고 생각없이 넘어가게 해주지 않아-즉,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해주는 것- 저자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낀다. 물론 이것은 강의용 교재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글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다. 부담없이 술술 읽히고, 사회의 전반적인 것들을 훑어주고 있다. 이제 막 수능시험을 마친…(생략)

새로운 느낌을 준 책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논리들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책의 역량은 충분히 훌륭하다. 과학이나 통계에 대한 우리의 맹신을 비꼬는데서 시작하여서, 약에 대한 맹신,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까지 꼬집는다.
그가 말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너무나 잘 이루어 놓은 책이다. 상호간의 네트워크와 패러다임의 전환, 문화라는 것의 재조명, 하자센터 아이들을 자신의 대안으로 삼은 저자는 근대의 답답함을 깨어, 숨을 쉴 약간의 틈을 준다.
그의 책만을 놓고 본다면 나름대로 훌륭한 책이다. 그러나 책의 논리가 중간중간 새어 나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가 하면, 그의 논리에 반박할 수 없는 교묘한 장치를 쳐놓은 느낌까지 든다. 당연히 옳은 말들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깊은 사유가 스며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약간 얕은 논리들이 사용되고 있어서, 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