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것은 다 아름답다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제목만 봐서는 도대체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잘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저 고리타분한 생물 교과서 같은 내용은 아닐지 걱정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 책의 저자는 동물 행동학자인 최재천 박사였다. 책머리에 자신은 원래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말과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시작하는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이 자연과학을 하게 되어 다른 작가들에 비해 소재가 풍부하다는 말이 은근히 나에게 어서 책 내용을 보라는 듯 자신 있는 말로 들렸다. 어쨌든 작가의 각오 한마디로 머리말이 끝나며 이야기가 시작 됐다.
이 책은 총 4개의 큰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주제들이 아마도 글쓴이의 동물에 관한 견해나 동물을 관찰하는 태도쯤으로 여겨졌다. 그 아래로 수십 개의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중 첫 번째…(생략)

수 없었다. 일반적인 파충류의 생활 리듬과 신체 구조를 근거로 하여 주장을 펼치는 최재천 박사에게 나는 뭐라 반박할 수가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나의 짧은 지식으로 그 사람을 이기기에는 부족한 것이 한스럽기도 했다. 물론 나의 길지 않은 인생동안 뇌리에 박힌 고정관념 때문에 글쓴이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한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이렇게 나의 묵은 생각들을 한 번씩 흔들어 주는 이야기들이 감사할 따름이다.
세 번째 주제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에서는 다소 철학적이기도 한 `시간, 그 느림과 빠름의 미학` 이라는 쉬이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였다. 사실 생활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이 내 모습이고, 또 시간이란 항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흐르는 강물 은 것으로 강폭의 굴곡이나 낙차 대신 심리적 것으로 시간이 빠르게 또는 느리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도 처음에는 철학적인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다가 벌과 나팔꽃의 예를 들며 생물 시계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루가 그저 24시간이 아니라 지구라는 자연 현상에 맞춘 생물들의 적응 현상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어려운 주제와 설명이었던 것 같았다. 그냥 두었으면 오히려 편했을 내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시간이란 개념이 그냥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면 그 기원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설명이 기대되었을 이야기였던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 주제인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 에서는 `죽음이 두려운가?` 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한참 꿈이 많고 생각이 복잡한 청소년 시기의 소년이라 가끔씩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내가 죽었을 때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되며, 나의 의식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사후 세계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다. 결국에는 죽음이 두렵게 느껴지고 이 두려움을 내가 믿는 종교의 신앙으로 해결하고 있다. 작가는 이 글에서 수치적으로 분석한 인간의 운명에 대해 언급하며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해 증가 된 것은 인간의 평균 수명이지 절대 수명이 아니라고 말한다. 필자의 생각은 흔히 말하는 인생무상의 태도일까? 결국에 죽는 것은 같고 어떻게 하면 고통 없이 조용히 죽을 것 인지나 연구하자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는 필자는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일까? 이왕 죽을 거라면 더 고통받기 전에 미리 죽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필자의 이러한 주장에는 찬성하고 싶지 않다. 죽음이라고 다 같은 죽음이랴,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후대에 기억될만한 인물이 된 후에 죽는 것이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 글을 읽으며 작가의 연구에서 나오는 독특한 이야기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들과 상상도 못한 이야기들이 책 속에서 끊임없이 펼쳐진 덕분에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보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접하며 나의 머리에서 쉽게 그 이야기들을 수긍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고정관념이란 것을 극복해야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요즘처럼 창의력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이런 내용의 책들이 새로운 발상 전환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지구상의 여러 동물들의 이색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책 속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나의 일상적인 생활에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책들을 많이 읽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