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것은다아름답다를 읽고 생명이있는것은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지게 만든다. 뭔가 심오하면서도 단순한 진리를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일기장에 적어두고 싶을만한 글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차서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동물행동학자이면서 글솜씨까지 갖춘 최재천 교수가 쓰신 짧은 글들을 모아 놓은 이 책은 동물들의 생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동물들에 대한 설명과 관찰로만 끝나지 않는다. 동물들의 삶의 모습과 그들이 이루는 사회를 통해 인간사회의 여러 가지 모순을 생각하게 하는, 읽기가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의 삶은 인간과는 거리가 멀고, 본능에 의존해 하루하루 살아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버리게 되었다. 심지어 침팬지와는 99%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나머지 1%의 차이가 수많은 차이를 나타내는 건 …(생략)

변에 뿌린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누구나 ‘개미들도 씨는 다치지 않게 심어주는데, 하물며 인간이 마구 나무를 베어 쓰면 되겠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또 서로를 아끼고 위해주는 따뜻한 마음도 동물들의 세계에서 배워야 할 점인지도 모른다. 부상당한 동료를 혼자 등에 업고 충분히 기력을 되찾을 때까지 떠받쳐주는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자식들에게 먹이는 거미들의 자식사랑. 그것들은 분명 인간 사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미덕이다. 그들의 삶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나서는 인간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는 바로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동물들도 거짓말을 한다, 맵시벌이 거미의 몸에 알을 낳아 애벌레가 자라기 시작하면 거미는 갑자기 거미줄이 아닌 X자 모양 구조를 만들어 맵시벌 애벌레가 거미를 죽이고 버팀 구조에서 번데기를 튼다…. 정말 신기한 일들이 동물들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지은이가 가장 중요시한 것은 바로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동물들을 폄하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바라본다면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라는 제목을 붙인 것일지도 모른다.
갈매기 부부의 진실한 사랑을 보면서 그들도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지닌 생명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을 함께 살아갈 반려자로 생각하고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이 동물을 잘 알고 관심을 가졌다면 까치의 집을 빼앗는다거나 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책 속의 동물들의 행동에서 먹고 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만이 아니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들의 삶을 동물들과 비교해 되돌아보고, 삶은 어떤 모습이든간에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이 책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