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읽고나서 세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읽고

세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읽고
세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는 인간의 권력과 부에의 탐욕스러운 야심과 그 야심을 달성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극의 주인공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용감하고 명예로운 장군이다. 그는 그의 동료장군 밴쿠오와 함께 스코틀랜드 왕인 덩컨에게 신임을 받는 명예로운 자이며, 나라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었다.어느 날 그는 노르웨이와의 전투를 승리로 끝내고 황야를 거쳐 왕궁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세 명의 마녀들을 보게 된다. 마녀들은 맥베스가 글래미스 영주와 코더영주가 되고 마지막에 는 앞날의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또 그녀들은 그와 동행하던 밴쿠오라는 장군에게는 자신이 왕이 될 수 없어도 자손이 왕이 될 사람이라고 예언하고는 사라진다. 나는 이 사건이 비극인 ‘맥베스’를 시작하는 서곡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마녀들이 그렇게 예언함으…(생략)

마녀들의 한마디와 그의 부인의 부추김으로 너무도 간단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다. 맥베스는 살인을 저지르고 또 옛 동료들을 숙청하면서도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러한 괴로움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또 다른 죄를 지어야 하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악은 또 다른 악을 낳는다’는 말을 떠올려보게 된다.
비극 ‘맥베스’에서 나에게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맥베스가 왕위에 오르고 나서 자신의 암살사실을 눈치 챈 귀족들 때문에 고민하다가 마녀들을 찾아가는 장면이다. 거기서 마녀들은 환영을 보여주면서 “여자의 뱃속에서 나온 자로서 맥베스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없다.”와 “버남의 대삼림이 던시네인의 높은 언덕까지 쳐들어오지 않는 한 맥베스는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라고 하며 맥베스를 안심시킨다. 그 후 맥더프라는 귀족은 영국에 있던 왕자를 데리고 와서 반란을 일으키는데 놀랍게도 여기서 두 번째의 예언이 이루어진다. 맥더프는 던시네인에 있던 맥베스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모든 병사들을 나뭇가지와 풀로 위장시킨 다음 던시네인쪽으로 조금씩 나아가게 한다. 이때 성에 있던 병사들이 그 광경을 보고 버남의 삼림이 옮겨오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게 되고 맥베스는 두 번째 예언이 사실이 된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러나 두번째 예언이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맥베스는 첫 번째 예언이 남아있다며 여자의 뱃속에서 나온 자는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결국 맥베스와 맥더프는 1:1로 대결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맥더프가 달도 차기 전에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태어났다는 말을 함으로써 첫 번째 예언까지 맞게 된다. 결국 정말로 맥베스는 멸망하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이렇듯 그녀들의 말들은 정말로 교묘하게 맞아떨어지는데 이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당히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말장난이 아니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많을지 모르지만 그녀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은유적 표현을 쓴 것뿐이니 아마도 뚜렷이 비판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맥베스’를 읽는 사람들은 아마도 거의 맥베스라는 인물에 대한 연민과 경멸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그의 탐욕에는 조소를 보내겠지만 또 극 중간 중간에 보여주는 그의 참회의 모습과 인간적인 나약함은 그를 불쌍히 여기게 한다. 이렇게 간단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 않은 ‘맥베스’의 구성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맥베스’는 ‘햄릿’과 비교해서 상당히 간단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욕심인데, 정말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들의 욕망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주인공 맥베스의 파멸은 비단 그의 욕망 때문이 아니라 마녀들의 농간과도 관련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세익스피어가 단순히 욕망만을 말하고 있다고 하는 것도 너무 간단한 해석일 수 있다. 어쩌면 그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절대적인 악의 존재를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아무리 절대적인 악의 존재가 인간을 흔든다해도 우리가 부도덕한 욕심을 버리고 또 그것을 자제하도록 노력한다면 분명히 ‘맥베스’에서 보여주는 그러한 비극은 없을 거라는 것이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이득과 관계하여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 더 큰 대가를 치루게 된다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삶이 될까? 우리는 완전히 지혜롭지 않기 때문에 눈앞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치루어야 할 대가가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도리에 맞는가‘ 따져 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상도‘가 있고 ’법도‘가 있고 그 외 여러 가지 공중도덕들이 있다. 만약 이런 것들을 준수하는 선에서 자신의 이익을 구한다면 ’맥베스‘와 같은 어리석은 우를 범할 일은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을 나를 비롯한 ’맥베스‘를 읽게 될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