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저자 : 최인훈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무슨 소설에 이런 제목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긴 했지만, 도대체 무엇을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하는지를 파악하지 못했었다.
맨 처음 글을 읽으면서 발견한 특징은 제목이 내용과 이어진다는 것이다 . 그래서 제목을 보면 누구를 중심으로 서술되는지 대충은 알 수가 있었다.
내가 이 글에서 본 구보씨는 매우 무력해 보이는 사람 같았고,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깝깝한 사람이였다.
동경에서 유학까지 갔다 온 26살의 남자가,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백수 생활에 전념 하고 있고, 예전에 선 본 여자와도 이어지지 않아서 결혼할 수 있는 가망성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시각과 청각이 불안정 하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사는 것 또한 그에게 무력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구…(생략)

은 충동에 빠지기도 하고, 밤이 되자 종로로 나가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연민의 정을 느끼기도 하며 늦은 귀가를 걱정하는 어머니를 생각하고 귀가하는데 그 때 벗에게 좋은 소설을 쓰리라 다짐한다. 여기서 보면 구보씨가 자신보다는 어머니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맨 처음 글을 읽었을 때는 구보씨가 어머니에 대해서 무척이나 무관심 한 줄로 알았는데, 결말을 보면 그게 아니었다.
이 글에서의 실적인 공간은 스물 여섯 살 `구보`의 서울에서의 하루이지만, 의식의 공간은 첫사랑을 시작한 어린 소년기에서 동경 유학 시절에 이르기까지 확대되어 있다
이 글을 다 읽고 나서 받은 느낌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읽은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이였다. 그저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는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글의 구조가 일반적인 소설의 구조를 따르지 않고, 구보씨가 움직이는 대로 서술되고 있는 데서, 지금까지 접한 소설과의 다른점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는 지도 모른다.
그저 무력하기만 했던 구보씨가 나중에 다시 소설을 쓸려고 마음 먹는 데는 하루라는 시간이 걸렸다. 나도 하루 빨리 내 꿈을 찾아서 구보씨같이 무력한 삶을 살아가지 않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