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을 읽고 일반독후감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을 읽고
운영 전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전개에도 흥미 느꼈지만, 한시와 어우러진 주인공들의 대화와 그림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양적인 미를 느낄 수 있어 한 폭의 가을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을 눈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느꼈지만, 더욱 아름다움을 느낀 것은 김진사와 운영의 사랑이야기였다. 고전소설이라 뭔가 애틋한 느낌은 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운영의 손가락에 잘못 떨어져 버린 먹물 한 방울.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벽에 구멍을 뚫어 사랑이 담긴 편지를 전하는 모습. 이 장면 장면들을 읽으며 마치 내가 운영 전 속에서 김진사와 운영의 사랑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으로 낯이 간질거리기도 하고, 자꾸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알아왔던 사랑이야기와는 견줄 수도 없는 애틋함과 간절함이 전해져…(생략)

수하기만 한 마음들을 깨드리는 것인 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이 만든 그 신분 때문에 이토록 가슴이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 라는 생각에 참 갑갑했다. 지금은 신분제도가 없어지기는 했으나 부자와 가난한 이, 학벌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자꾸 나누려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자꾸 나누려, 차이를 만들려한다면 김진사와 운영만큼의 아픔을 겪게 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을까? 라고 우려가 되기도 했다. 사람이 사람을 나누려 하고 그 나눔 속에서 고통 받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자꾸 차이를 만들어서 자신과 다른 이들을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모습들은 김진사와 운영을 갈라놓은 신분차이를 보는 것 같아서 답답했다. 우리 주위의 장애우, 약자들을 보통의 사람과는 다른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사와 운영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궁녀라는 신분을 만들면서 차이를 키워갔다. 우리 주위의 장애우와 약자들도 또한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우리가 그들은 우리들과는 다른 이로 만들어 차이를 키워가고 있었다. 이렇게 차이를 키워가는 이유는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김진사와 운영을 갈라놓은 신분차이라는 것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소수의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차이를 만들고 거리를 두는 것뿐이다.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은 바로 서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의 편익을 위해 김진영과 운영처럼 가슴 아파할 사람이 생겨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운영 전을 읽는 동안에는 김진사와 운영의 사랑에 걸림돌이 되었던 신분차이 때문에 가슴이 갑갑하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운영전의 마지막장을 넘기는 순간에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록 지상에서 운영과 김진사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주인공들 간의 대화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이 풍겨졌고, 그들의 사랑에서 느껴지는 애틋함은 이글을 무척이나 아름답게 만들었다. 또한 신분차이도 사랑의 애틋함을 만들어 이 글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비록 이 신분차이로 인해 둘의 사랑을 안타깝게 했지만 신분차이라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웠던 이들의 사랑이 하늘에서도 영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