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병법에서 삶을 배우다. 소설 손자병법.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손무라는 명장이 쓴 병서라고 한다. 손자병법이라는 제목에서 읽어낼 수 있듯이, 그 주된 내용은 병법에 관한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이 거의 없는 평온한 요즈음에는 필요 없는, 그런 책은 절대 아니다. 작가는 손자병법을 치정학의 보감이며, 경영학의 지침이고, 처세학의 교과서라고 어려운 말을 쓰면서까지 극찬을 하는데, 이 소설의 부록격으로 손자 병법의 병법 설명이 나와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구절을 보노라면 과연 그런 칭찬들이 틀린 말이 아님을 알게 된다.
「전쟁에 능한 자는 세에서 승리를 추구하며, 사람의 전투력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하나의 재주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성공한다.」
이 사이에 고사를 덧붙인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형식으로 여러 병법들을 풀이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생략)

누군가를 그렇게 진심으로 따르지 못할텐데, 역시 충의를 중시하며 주군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옛 사람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그 중의 하나로 다음의 이야기가 있다.
「`대왕께서는 신에게 대왕을 비방했다는 거짓 죄명을 씌우셔서 신의 처자식들을 모조리 죽이고, 신의 왼팔을 자르시옵소서......`」
석요리가 오왕에게 계를 간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충과 의가 중요하다 하나, 어찌 자기 처자식과 팔을 잘라 버릴 생각을 하였는가! 나라면 아니, 누구라도 그런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 터인데, 정말 놀라울 뿐이다. 옛 사람들은 자기가 모시는 군주를 위해 죽는 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삼았다고 하니, 그렇게 본다면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가기는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것이 용기이고 진정 충성스러운 자의 모습이라는 것은 아니다. 목숨은 소중한 것이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목숨(혹은 몸)을 소중히 하지 않는다는 것은 크나큰 불효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옛 중국인들의 충의에 대한 의식에 대해 다소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실 언뜻 보기에 이 책으로부터 우리가 배울 것은 거의 없다고 보일 것이다. 사실 병법이 요즘 세상에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나 모든 것은 응용하기 나름이다. 어리석은 군주로 인해 나라가 망하는 구절을 읽으며 참된 정치인의 자세를 배우고, 군사의 운용법을 보며 아랫사람을 다루는 법이나, 임기응변에 대하여 배우고, 나 같은 청소년의 경우에는 친구간의 의나 부모를 모시는 효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이 그리 쉬운 책은 못 되는지라,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몇 번이고 책을 다시 펴 보아야 했다. 그러면서 새삼스레 깨달은 사실은, 역시 명작은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에게 삼국지가 그랬고 또 이 책이 그렇다. 한창 꿈을 키워야 할 때인 청소년기에 한번은 밤새워 읽어봄직한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