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읽고나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몇 년전 우연히 베르나르베르베르의 다른 작품 ?개미?를 읽었었는데, 나는 감히 상상조차 못해봤던 작가의 놀랄만한 상상력에 감탄해서 5권짜리 그 책을 잠도 안자면서 읽은 후로 베르나르베르베르의 팬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무?,?뇌?도 읽어본 후 이번엔 ?아버지들의 아버지?라는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 다른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상상력과 자세한 상황묘사 그리고 비밀을 찾는 쪽인 뤼크레스 넴로드, 이지도르 카첸버그라는 두 기자의 이야기 + 비밀을 지니고 있는 쪽인 ‘그’라는 3백70만년전 한 생물이 겪는 이야기를 교차시킴으로써 읽는 내내 나를 빠져들게 만들어주었다. 이야기는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던 아제미앙 교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교수는 자신의 집 욕조 안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남겨진 단서는 거울에 씌여 있는 S라는 알파벳과 …(생략)

다는 견해였다.
그러던 중 결국 두 기자는 인류의 요람이라는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는데 그 곳 정글 속에서 아제미앙 교수의 편지를 찾았는데 그는 우리가 인류의 조상이라 알고 있는 원숭이, 침팬지는 우리와 유전자가 99% 같다고 해도 결코 인류의 조상이 아니고 인류의 조상은 어머니이자 이브인 돼지, 아버지이자 아담인 원숭이의 교접 결과가 인간이라 하였고, 교수의 죽음은 자살로 밝혀지면서 끝난다. 해괴망측한 결말로 끝난 이 책을 읽고 나는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책속에 나왔던 인상깊었던 구절인 “우리가 바로 빠진 고리에요.”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신으로부터 창조되었든 외계물질에서 생겨났든 돼지가 우리의 어머니라 하든 중요한 것은 앞으로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미래를 꿈꿀 줄 알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과거를 돌이켜 볼 줄도 아는 현재의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빠진 고리이며, 지금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편 뤼크레스와 이지도르가 인류의 기원에 대한 아제미앙교수의 비밀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위협과 비난을 받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우리사회도 책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검증되고 인정된 사실을 파헤치거나 의문을 제기해서는 안된다는 권위에 의한 진리 앞에서 또 다른 진리와 진실의 가능성을 봉쇄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후기에서 베르나르베르베르가 “나의 관심은 오로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궁금해 하거나 의심을 품어보지 않은 문제들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보자는데 있습니다.” 라고 말했듯이 나도 지금까지의 협소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여러 새로운 문제들에 대하여 더 폭넓은 사고를 하고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