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
윤흥길의 소설을 읽어 보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제목이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길었기 때문에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읽기 전부터 상당히 궁금했다. 읽고 난 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주는 것일까? 라는 생각 말이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중요하다. 그 사람이 어떠한 일을 저지르고 살았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자신의 인생을 최선을 다 해 살아간 사람이라는 사실만 있으면 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인 것이다. 이 소설은 자신의 셋방에 들어 온 사람의 이야기를 주인집 남자가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져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흥미도 느낄 수 있고, 궁금증도 느낄 수 있다. 작가가 의…(생략)

소를 팔아도 가지 못 한다. 돈이 없으면, 공부를 못 한다는 말이 참 멀리 있는 말 같았는데, 요즈음은 그런 말이 정말 현실로 다가오는 시절이 된 것이다. 이 소설이 쓰여진지 30년이란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런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해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이런 문제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쳐지지 않고 더 심해질 것이다. 이 소설을 보면서 과연 내 자신은 내가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역할을 했던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에게 나는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피해를 주면서 살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혹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준 일이 있었을지 모른다. 사내는 늘 반짝이는 구두를 신는다.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켜주는 마지막 도구였는지 모르겠다. 옷은 비록 단벌이지만 매일 다른 구두를 신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사회에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단 하나의 이유였을 것이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그에 대한 대가도 지불을 받았다. 그렇지만 그의 그런 대가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서 점점 그 가치를 잃어가게 된다. 그는 깊게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많이 배웠다는 이유만으로 주동자로 몰리게 되었다. 그 상황을 비해서 도망가고 있었던 중이였음에도 그 모든 사건 속 사진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순식간에 변화할 수 있는가?! 라는 물음을 주기도 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으로 설정되어져 있는 나는. 나른 사람들에 비해서 좀 더 사회에 관심도 가직 있고, 그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도 잘 꿰뚫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회의 정면에 드러나 있지 않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그가 사내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내는 자신이 대학까지 나왔으면서도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결코 학벌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부분을 말 해 고도 있다. 그 학벌 때문에 그는 부당한 이익을 당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이런 실상을 알리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저 알고만 있지 누군가에게 알리지 못 했을 것이라 생각되어서 이렇게 공개한다는 의도를 좋게 받아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