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를 읽고 나서 안네의 일기

도서명 : 안네의 일기 지은이 : 안네 프랑크 출판사 : 지경사
<읽기 전>
초등학교 때 일기를 잘 썼다고 칭찬을 받으며 상으로 새 일기장을 한 권 받은 적이 있었다 예쁜 새 일기장을 받은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내 일기를 모두에게 읽어주었을 때는 어찌나 부끄럽던지……. 사실 나는 그 일기를 조금 거짓을 덧붙여가며 썼던 것이다. 쓸 내용도 마땅치 않은데다 선생님께서 내 일기를 검사하신다는 생각에 잘 쓰려고 내 나름대로의 노력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내 솔직한 마음이 많지 않은 일기라 하지만 막상 사람들 앞에서 읽혀지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나는 일기에 대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쓰기도 고역스럽고 남에게 밝히기 싫은 글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책으로 나온 한 소녀의 일기를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토록 두꺼운 그녀의 일기가 전세계 독자들에게 읽혀지고 …(생략)

김구 선생이 머리에 떠오른다. 우리 국민들이 나라 없는 설움과 비참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김구 선생.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내가 판단 아주머니에 대해 일기를 쓰고 있는데 마침 아주머니가 돌아오시기에 깜짝 놀라 서둘러 일기장을 덮었더니 아주머니가 다정한 체 하며, “안네야, 나한테 좀 보여주지 않겠니?”하고 말씀하셨다. “안돼요.” “그러면 마지막 페이지만 보여주지 않겠니?” “미안하지만 안돼요." 마지막 페이지엔 아주머니 욕이 쓰여 있었기 때문에 나는 정말 조마조마 했다구.
* 느낌 : 일기를 보여달라고 떼쓰는 아주머니와 그 앞에서 손에 땀을 쥐고 긴장하고 있었을 안네를 생각해보니 웃음이 나왔다. 착한 안네가 아주머니에 대한 욕을 일기장에 적을 정도면 아주머니의 성격도 약간 짐작이 간다. 그렇지만 안네는 판단 아주머니를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불친절하고 함부로 대하게 되는데 안네는 아주머니와 부드럽게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을 한다. 약간 샘나기도 하지만 안네도 나와 같은 평범한 소녀라는 사실에 더욱 친근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하늘과 구름, 달과 별을 바라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온해짐을 느끼게 된단다. 이것은 어떤 진정제보다 효과적이야. 어머니와 같은 자연은 나를 겸손하게 해 주고 때론 용기를 얻곤 한단다. 슬프게도 난 자연을-극히 드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더러운 창에 드리워진 커튼 너머로밖에 볼 수 없어. 이제 이런 것을 통해서 보는 데는 질렸어. 자연이야말로 순사함 그 자체여야 하는데…….
*느낌: 안네가 너무 불쌍했다. 한창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몸과 마음을 키워 나가야 할 나이에 좁고 답답한 은신처 안에서 웅크리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니. 안네의 여린 가슴에 쓸쓸하게 불었을 찬 바람이 야속하기만 하다. 나는 시골에 살기 때문에 아름답고 상쾌한 자연을 거의 매일 접하고 산다. 그래서 그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더 잘 알고 있다. 더러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자연은 자연이 아닐 것이다. 그들을 그토록 구속했던 그 시대 상황이 너무나도 미웠다. 인간에게 자유란 정말 소중한 것이라고 느꼈다.

나의 친구들이 이 추운 밤에도 어디선가 독일군에게 얻어 맞아 쓰러지고 거리에 뒹굴고 있을 텐데 나만이 따듯한 침대에서 잔다는 것이 정말 죄스러워. 친한 친구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짐승들의 손아귀에 넘어갔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져. 그것도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느낌 : 친구들을 위한 마음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받아야 했던 그들.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어린 아이들까지도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했던 독일군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악의 무리들이다. 우리 나라도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고통을 받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안네의 이야기가 남 이야기 같지 않다. 지금 유대인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나는 다른 나라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르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그 시대에 대해서, 그리고 현재의 유대인들에 대해서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고 난 후>
책을 펴면서부터 안네가 얼마나 이 일기를 열심히 썼는데 느낄 수 있었다. 안네가 죽지 않았으면 그 솔직함과 풍부한 감성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 글쓰는 재능이 너무 아쉽게만 느껴졌다. 안네의 일기를 보면서 나는 내심 부러웠다. 그녀의 일기를 더 빛나게 해 주는 것은 가족 간의 사랑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부러웠다.
불행한 시대에 태어나 피지도 못하고 떠나야 했던 안네 프랑크. 그녀에 비하면 나는 천국에 살고 있는 것이다. 불행한 시대를 살았던 안네 프랑크의 일기가 불행하고 어두운 부분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나는 언제나 내 현실을 어둡게만 보려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밝고 행복한 사실이 더 많은데 말이다.
나도 일기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키티에게 말을 걸어 본다.
‘키티! 나도 안네처럼 너의 좋은 친구가 되려고 해. 안네처럼, 아니 안네보다 더 편지 잘 써줄 테니까 재미있게 들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