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읽고 나서 어머니를 읽고 나서…

어머니를 읽고 나서
저자 : 김정현
출판사 : 문이당
항상 곁에 계시는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
어머니..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단어들이기도 하다. 그런 어머니, 아버지... 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바꿔 준 소설책이 하나 있었다. 바로 김정현의 `아버지`라는 책이었다. 이미 베스트 셀러가 되고, 드라마로까지 방영된 내용이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그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이 생생하다. 방안에 자는 언니 옆에서 숨죽여서 울면서 끝까지 읽었던 책.. 아버지를 어머니만큼 사랑하지 않았던 나에게, 아니 아직도 그런 마음이 조금은 남아있는 나에게 그 책은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되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혼자서 많은 눈물을 흘렸던 책이었다. 그런데 책을 보려고 책꽂이…(생략)

것이었다.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직도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하기에도 힘든 나이. 그 나이에 자신에게 닥쳐온, 보이지 않는 그 어려움도 눈물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영웅이가 너무 대견해 보였다.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은수가 일하던 술집에 아버지의 친구가 다녀가시게 되고, 그래서 아버지가 은수를 찾아오시게 된다. 억지로 억지로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에게 매몰차게 원망만 하고 아버지를 피해버리는 은수에게서 나의 모습을 찾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어려웠다.. 우리집.. 그래서 우리에게는 내색을 안 하시려던 부모님이시지만 많이 힘드신 것 알고 있었고, 그래서 많이 죄송하기도 했지만 어린 마음에 힘이 되어 드리지는 못하고 투정만 많이 부렸던 나였다. 밤에 늦게 오는 나를 데리러 오시던 아버지가 힘이 없어 보이시면, 위로는 못 해 드리고, 애교도 못 떨면서 항상 투정만 부렸다. 그런 내가 미우면서도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런 내가.. 은수랑 닮아 보였다.. 그래서 이 소설에 더욱 애착이 가고 눈물이 났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얼마 후 집을 나가신 줄로만 알았던 어머니께서 울산에서 친구네 집에 계시다가 자식들을 찾으러 서울로 올라오셨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던 은수와 영웅이.. 그래서 어머니는 두 달 넘게 밥도 제대로 안 드시고 서울을 찾아 헤매셨다. 그러다가 은수의 옛 술집을 우연히 알게 되셔서, 은수를 찾게 되고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너무나 서로 어색하고 힘들게, 함께 살았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내가 보는 은수는 너무 행복해 보였다. 항상 곱게만 살아오시던 어머니께서 포장마차를 시작하게 되시고, 은수와 그의 친구 세희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 곁에는 술집에서 알게 된 준영이라는 사람도 함께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힘들게, 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날 준영의 도움으로 아버지가 병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사의 말을 들어보면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가 보여주던 삶의 의지는 놀라우리만큼 대단했다고 했다. 어느 누구도 예상 할 수 없을 정도의 회복 속도로 몸은 거의 회복되었지만, 의식은 아직 없으시다고.. 의식이 돌아 오는 것 자체를 거부하시는 것처럼 보인다고.. 그랬다.. 아니 그러셨을 것이다.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찾아간 딸에게서 그런 매몰찬 소리를 듣고, 교통사고를 당하셨으니.. 더 이상 돌아가고 싶으신 곳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아버지에게 모든 가족은 정성을 쏟았다. 아버지를 제 정신으로 돌아오시게 하려고.. 은수도 그랬다. 더 이상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기에.. 아버지와 함께 하고 싶었기에.. 누구보다도 노력을 많이 했다. 아버지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 드리려고 애쓴 은수였다. 하루종일 쉴새 없이 아버지를 사랑했다는, 아니 아직도 사랑한다는 마음을 심어 드리려고 애썼다. 그런 은수의 재잘거림에 아버지는 마음 속으로 혼자서 말대꾸를 하시곤 했다.. `그래.. 나도 널 사랑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어느 날 나무 밑에서 가족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가운데 아버지는 말문을 트시게 된다. 가족의 사랑을 이제는 모두 알고 있기에 그것을 거부하려는 마음을 더 이상 가지지 않으시고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처음 접하는 단어가, 가장 먼저 말하게 되는 단어가 바로 엄마, 아빠..이고, 이렇게 가장 가까운 단어가 아니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바로 어머니, 아버지이다. 무조건 적으로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어머니, 아버지 앞에서 나는 과연 어떤 딸이었나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그렇다... 그들의 사랑은 말 그대로 아가페.. 무조건 적인 사랑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의 자식들을 세상 끝까지 사랑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 말이다. 그런 사랑 앞에서 우리는 그들의 아들, 딸이란 특권 하나 만으로 매일 투정을 부리고, 화를 내고 함부로 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힘들다. 요새는 누구에게나 힘든 생활이다. 그런 힘든 생활 속에서도, 내가 투정부릴 때 말없이 받아주는 엄마, 아빠, 그리고 언니들을 보면서 항상 가족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힘든 일이 있더라도 남들과는 다르게 그런 것을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여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 가족.. 단지 몇 십년 동안 같이 살았기 때문이 아니라 한 핏줄 한 가족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을 나는 사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족을 사랑하는 감정들을.. 잊고 싶지 않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해서 다시는 가족들을 미워하지 않는 그런 착한 딸, 동생이 되어야겠다. 오늘 가게에 갔다가 돌아오시는 부모님을 자지 않고 기다려서 안마나 해 드려야 겠다. 항상 받기만 했던 사랑을 오늘 조금이나마 돌려드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