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를 읽고...
이 책의 내용은 꽤 오래 전에 교육방송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접한 적이 있는데 내용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던 내용인데 학교 도서실에서 우연히 이 책을 찾게 되어서 반갑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빌려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다 `우정`에 대해서 다시 생각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주인공 마르슬랭은 얼굴이 빨개지는 희귀병에 걸린 아이이다. 병이라고 할 것도 없이 얼굴이 빨간 것이 마르슬랭의 평상시 모습이다. 마르슬랭은 자신의 얼굴 빨개짐을 고치려고 숲의 요정이나 강의 요정, 혹은 대도시의 큰 병원의 의사에게도 찾아갔지만 그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불행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얼굴이 왜 빨개지는 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을 뿐이었다. 마르슬랭은 점점 주위에 친구들과 멀어져갔다. 그의 빨간 얼굴 때문에 거부감을…(생략)

물어보니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겨두고 갔다고 말했다. 엄마는 무척 분주했는데 찾아달라는 마르슬랭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일에 열중했다. 아빠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의 쪽지를 찾으려고 했지만 그 쪽지는 없어지고 말았다. 그는 한참동안 슬픔에 잠겼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점 마르슬랭은 라토를 잊어갔다. 점점 다른 사람들과도 어울리게 되었다. 그도 이제 많이 자라 큰 도시에서 일하게 되었다. 어릴 때 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분주하게 일했다. 그 날도 마르슬랭은 일하기 위해 만원버스를 잡아탔다. 그때 낮 익은 크고 괴상한 재채기 소리를 듣게 되었다. 바로 라토였다. 그들은 20년 정도가 지난 후에 다시 버스에서 재회하게 되었다. 그 둘은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척 기뻐했다. 그 둘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옛날과 같이 마르슬랭은 라토를 위하여 줄을 넘고 라토는 그를 위해서 바이올린을 연주해 주었다. 참 흐뭇한 모습이었다. 마지막 결말에서는 그들의 아이들이 나왔는데 마르슬랭의 아이는 라토같이 재채기를 하는 아이였고, 라토의 아이는 마르슬랭과 같이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였던 것이다. 이 책은 글이 별로 없고 대부분이 삽화로 구성되어있다.
그 길지 않은 내용을 다 읽고 나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람들은 그렇다. 뭐든지 자신들과 비슷하지 않으면 따돌리고 특이하게만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럴지 모른다. 그 친구가 얼굴이 빨갛든, 재채기를 잘 하든, 대머리든, 팔이 하나 없던 지간에 친구의 겉모습은 그냥 그 겉모습에 불과하다. 친구의 넓은 마음보다는 그의 겉모습이나 그의 주위 배경들을 먼저 보는 것이 지금의 우리가 아닐까? 조금만 더 가슴을 열고 주위의 친구들을 이해하자. 내 친구가 못생겼던지 돈이 없던지 하는 것은 상관없다. 서로의 부족한 점이나 못난 점은 서로의 마음으로 덮어주고 또 격려해 주어야 한다. 마치 마르슬랭과 라토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혹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먼저 아는 체 하고 다시 예전처럼 친한 사이로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내 주위에는 있을까 나는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나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 같다. 친구의 나쁜 점이나 마음에 드는 점을 본다면 금방 싫증내고 그 친구를 외면하고 그래왔었다. 내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진다. 친구가 잘못하면 비난 대신 격려의 말을 건내주고 친구가 좋은 일이 있다면 샘 낼 것이 아니라 축하의 말을 건내주는 마르슬랭과 라토의 모습이 진정한 친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괜히 주위에 있는 친구들이 좋은 친구이건, 싫은 친구이건 간에 더 잘 해주고싶다는 더 넓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