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를 읽고 꺼삐딴 리

겁쟁이 카멜레온의 비극
카멜레온을 본 적이 있는가? 자기 주위의 환경이 변함에 따라 철저히 몸의 색깔을 변화시켜 위험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그 철저함. ‘꺼삐딴 리’ 의 이인국은 바로 한국의 처절함이 부른 이 시대의 진정한 카멜레온이다.
한국이 일본에게 지배당하던 일제 강점기. 이인국 박사는 철저한 친일행동을 하여 살길을 만들어 나간다. 그 뿐만이 아니다. 광복 후, 친일파로 감옥에 갔을때에는 적리가 돌아 옥안이 시끄러워지자 스스로 환자진료에 도움을 주어서 소련 사람들에게 환심을 산다. 결국은 소련의 장군인 스텐코프의 혹을 떼어 그와 친해짐은 물론이요, 캡틴이라는 뜻의 꺼삐딴이라는 별칭까지 받으므로서 친일파에서 친소파로 어느새 둔갑한다. 후에는 남하하여 친미파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왜 이인국이 그처럼 시대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철저히 둔갑시킨 상태로 버텨오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떨칠수…(생략)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을 변질시키고 속이면서까지 스스로의 편함을 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었음이 분명하다.
이인국, 꺼삐딴 리. 어쩌면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어쩔수 없이 굴복한 인물. 그러나 그는 나라를 버린 매국노였고 소신을 버린 겁쟁이였으며 자신을 변질시켜가는, 죽어가는 카멜레온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며 자신을 변화시키기에 급급한 우리에게 이인국은 무엇을 들려주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