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짓는 늙은이

독 짓는 늙은이
요즘 나는 한국 단편소설을 많이 읽고 있고, 또 점점 재미를 붙여 가고 있다. 이 작품도 여러 한국문학들을 읽다가 발견하게 된 작품 중 하나이다.
독 짓는 늙은이는 송영감이다. 송영감은 도망친 아내를 원망하고 7살난 아들을 안쓰럽게 여기다가 결국엔 비극적으로 생을 마치는 인물이다. 이런 비극적인 모습은 이 소설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늙은이라는 말만해도 벌써 힘 없는 존재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키지 않는가.
하지만 송영감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존심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아들인 당손이를 제 손으로 키우려고 했다. 송영감은 어머니가 없는 자식을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우는 것이 자신의 일이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픈 몸을 일으켜서 독을 지었을 것이다. 또, 친절한 앵두나무집 할머니에게 고함을 치며 당손이를 자기 손으로 키우겠다고 하는 장면을 봐서도…(생략)

송영감이 가마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아마도 이 작품을 읽은 사람이라면 언제까지나 기억하게 될 장면일 것이다. 보통 사람이 견디지 못할 온도까지 계속 기어가는 모습은 어쩌면 아내의 사랑을 찾아서 도망간 아내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포함되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살갖을 파고드는 만족감을 송영감은 가마 안에서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는 곳에서 얻은 것이다.

여기서 송영감의 죽음은 그의 터져버린 독과 너무도 같은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흩어지는 독조각과는 달리 마지막까지 자신의 몸을 단정히 하는 송영감의 모습은 인간의 자존심을 추구하는 정신이 깃들여져 있었다.

모든 것을 잃은 송영감의 비탄과 분노를 민족 항일기 말기의 암담한 현실을 다시 한번 연상시켜 주었고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마지막 생명의 불꽃까지 태우려는 고집스런 모습은 인간의 정열과 삶의 의지를 나타내 주는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