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삼룡이를 읽고 벙어리 삼룡이

벙어리 삼룡이를 읽고!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한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십 사오 년 전 일이다."라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소설의 시점은 `나`를 중심으로 한 글인 듯하다. 그 곳을 지금 `청엽정`이라고 부른다고 하니 일제 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알 수가 있었다. 소설의 재미는 아무래도 배경부터 시작해서 생동감있는 작가의 표현에서부터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그 때는 `연화봉`이라고 이름하였을 때 인심이 후하고 사람들에게 양반이라는 소리도 들으면서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오생원`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집에는 삼룡이라는 벙어리 하인이 있었다. 이 때부터 벙어리 삼룡이라는 제목의 내용이 시작되는 가보다. 벙어리 삼룡이라는 인물은 말 못하는 벙어리이고 볼품없는 흉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충성스럽고 굳은 일, 마른 일 할 것없이 모두 도맡아 하는 부지런한 하인이다. `벙어리 삼룡이`라는…(생략)

된다. 동네 여편네들과 고모들이 와서 타이를 때 마다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보다 아내의 탓으로 다 돌려 포악한 성질을 내뿜었다. 그리하여 그 색시는 시집오던 날부터 학대를 받기 시작하고 내팽겨지기까지 하였다. 그 사이 하인 삼룡이는 큰 의문이었다. 달이나 별이 땅에 떨어져 주인 새아씨가 된 것도 같고, 주인 새아씨가 하늘에 가면 달이 되고 별이 될 것 같은 사람이 자신과 똑같이 학대를 받고 내 팽겨쳐지다니 도저히 의문은 풀 수가 없었는 것이다. 이렇게 삼룡이가 아씨를 생각하는 마음을 보니 삼룡이도 메마른 감정이 아니구나! 라는 것도 알 수가 있었다. 벌써 아씨를 향한 동정은 시작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한 새서방을 데려왔는 깊은 뜻에 아씨는 부지 쌈지 하나를 만들어 주게 되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어 위기가 닥쳐 온다. 그래서 삼룡이는 새서방에게 얼굴을 몹시 맞고 온 몸에 피가 맺혀 있었다. 사람을 인간 취급하지 않게 때리는 그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너무나 생생하다. 말도 못하고 맞기만 한 삼룡이가 불쌍하고 내가 대신이라도 맞아 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 때부터 아씨방에도 들어가지 못한 삼룡이는 의문이 생기는데 그것이 아씨를 뵈옵고 싶은 사랑인 것 같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 사람을 보고 싶고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지 않은가? 계집하인을 통해 아씨가 중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걱정하다가 아씨방에 들어갔다가 오해를 받고 또 다시 새서방에게 눈으로 똑바로 볼 수 없는 광경이 상상될 만큼 맞게 된다. 그리하여 삼룡이는 그 집에서 쫓겨나게 되고 만 것이다. 지금까지 이 집에서 평생 살고 죽겠다는 생각과 모든 정성을 다하여 충성을 다 받친 것이 결국 자신의 원수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삼룡이는 비록 흉한 모습을 하고 말을 못하는 벙어리지만 사람의 겉모습만 다르지 똑같은 사람이다. 눈물도 메마르고 감정도 메마른 어리석은 사람인 줄만 알았더니... 그리하여 이 소설은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 화염이 오생원의 집을 가득 메우게 된 것이다. 삼룡이는 자신도 모르게 타오른 사랑과 정의감에 불길이 타오르는 방안에 들어가 아씨를 구하게 된다. 불이 붙어 시뻘겋게 타오르는 것도 모르고 문설주가 떨어지며 왼팔이 부러진 것도 모르며 아씨를 구하려고 달려드는 모습에 눈물이 흐른다. 아씨를 데리고 지붕위로 피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몸이 자유롭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처음부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생기는 의리감과 품었던 응어리 마지막에 나타난 감동이 나에게 깊은 기억을 심어 주었다. 그의 울분은 불과 함께 사라져 버리고 그의 생명도 다하게 된 그 장면이 아직도 아련하게 떠오를 뿐이다. 결국 새아씨를 가슴에 안은 삼룡이는 화염이라는 불길 속에서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사랑과 행복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얼굴에 미소로 남기게 된다. `벙어리 삼룡이`라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나의 메마른 감정을 다시 한 번 피어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TV를 보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한 번도 슬프다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내가 이 책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서 깨달은 것 같다. 신체가 불구이고 흉한 모습을 할 지라도 한 인간의 깨끗한 그 마음에서 나온 사랑의 가치를 불 속에서 그리고 있었다. 책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는 `벙어리 삼룡이`라는 책을 통해 책의 가치도 알게 되었고, 이 소설은 고등학교 국어 책 과정에 나온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그리하여 관심이 붙은 모양인지 더 찾아보게 된다. 이 소설은 인물의 성격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한다. 국어시간에 새로 잠시 배운 듯한데 삼룡이는 소극적인물에서 적극적인물로 바뀌게 된 것이고 동시에 입체적인물인 것이다. 덕분에 국어공부도 좀 한 것 같은데? 그리고 학대를 받으면서 고통을 속으로 삼켰던 모습과 마지막에 불길 속에 뛰어든 삼룡이의 모습은 잊지 못 할 것이다. 신분을 초월한 한 사랑의 얘기로 마지막에는 낭만주의적 수법으로 아름답게 이 소설을 끝맺고 있었다. 이 책이 소설의 미와 매력을 알려주었고, 나의 성격과 취미생활도 전환 시켜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