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가는 길

삼포가는 길
하루하루 급변하는 시대에 산업화로 도시를 잃어 마음의 안식을 잃은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어제의 소박했던 고향이 하룻밤 새에 건물이 들어서고 큰 도로가 생기고...구석구석 화려한 전등 빛, 자동차 헤드라이트불빛... 이제 더 이상 따뜻한 고향이 아니라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화려한 모습일 따름이다.
아예 고향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댐이 놓여져 고향의 윤곽조차 사라진 사람들... 그들이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 놀았을 놀이터...자신들의 정든 집이 추억과 함깨 잠겨버린 것이다.
이 소설 삼포 가는 길은 고향을 잃고 방랑하는 세 사람의 모습을 정신적 공허와 함께 그려내고 있다.
하루 공사판의 막노동으로 삶을 연명하는 영달과 정씨는 우연히 만나 동행하게 된다. 갈 곳 없는 그들의 목적지는 정씨의 고향 삼포.
두 사람은 찬샘 이라는 마을에서 국밥 집을 들르는데 그곳 주인 여자는 …(생략)

일자리를 찾아 떠돌아다닌 도시와 같은 모습의 고향은 절대 그들의 고향의 모습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이미 기차를 타버린 백화도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결국은 돈 때문에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난 그들이 결국 돈 때문에 고향을 잃은 비극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 때문에 인간의 삶은 매우 편리해지고 윤택해진 건 사실이지만 이런 산업화 때문에 따사로운 마음의 안정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세 사람의 정신적 풍요로움을 잃고 허무해져 버린 삶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우리 사회 속에 한 단면의 서글픈 모습을 보게 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