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미국 최고권위인 퓰리처상을 받은 책, 현대의 고전, 이 화려한 수식어들보다 나를 이끈 것은 바로 ‘앵무새 죽이기’라는 약간 잔인하다고까지 생각되는 생소한 제목이었다. 과연 앵무새를 죽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나는 궁금증 반, 호기심 반으로 메이컴이란 곳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장마철에는 골목골목이 붉은 진흙 창으로 변하고 잡초들이 웃자라 있는 곳, 나는 이 오래된 마을에서 스카웃이라는 일곱 살배기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오빠인 젬과 네 살 터울인 그녀는 어머니를 어린 나이에 잃고 변호사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곳의 아이들은 평화롭고 잔잔한 게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순수한 모습이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인물, 부래들리, 부모님의 완고한 종교관과 집안의 자존심으로 인한 희생자인 부래들리는 남에게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소외당한다. 아니 부래들리 자신…(생략)

간, 나는 지난날 그녀의 꽃밭을 망쳐놓고도 반성할 줄 모르던 젬의 모습이 내 모습인 듯, 부끄러워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어쩌면 그녀가 보여준 참된 용기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이 이야기는 감동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세상의 진리를 깨달을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나는 스카웃의 아버지인 애티커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소외된 삶을 사는 한 흑인의 변호를 맡았다. 정의로운 일이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강간범으로 몰린 불쌍한 인물을 만났다.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 승산은 없어 보였지만 애티커스는 흑인의 결백을 훌륭하게 증명해낸다. 결국 배심원들에 의해 사형 선고를 받게 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린애들까지도 이해한 명확한 증거와 논리적 변호에도 불구하고 배심원들은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죄 없는 한 사람을 죽음의 문턱으로 내몰았다. 이 사건을 보면서 많이 분개했고 흑인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 같은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마치는 애티커스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는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항상 남을 생각한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 근본적인 문제를 고쳐 주며 그들에게 있어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인품을 보고 그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늦은 밤, 스카웃과 젬은 흑인을 증오하는 정신병자에게서 습격을 받는다 젬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그를 죽이고 만다, 그러나 보안관은 젬을 보호하려는 생각에서 이 사실을 은폐한다. 바로 이 장면에서 앵무새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앵무새란, 정의와 아름다운 진실을 이웃간의 사랑을 포괄하는 의미였다. 그리고 스카웃의 말대로 젬에 얽힌 사건을 은폐하는 것은 앵무새를 쏘아 죽이는 것이다. 이 책의 첫머리에서 앵무새는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죽이는 것은 죄라 하였다, 그러나 때론 예외도 필요한 법이다 다만, 그 목적이 정당하고 올바른 진실이라는 조건이 붙는 하에, 결국 통과 부래들리라는 소외된 이웃으로 인해 우리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가며 여러 교훈들을 얻게 되었다. 특히 가슴속 깊이 깨우친 것은 아름다운 진실은 존재한다는 것,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앵무새를 죽이기처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책을 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