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를 읽고

야생초 편지를 읽고
오래 전에 mbc 느낌표란 방송을 통해 이 책을 처음 접했었다.
의미심장한 작가의 경력에서부터 수수하고 겸손한 이미지를 풍기는 책 표지가 흥미를 이끌어내기 충분하였다. 그러던 중 마침 문학 선생님께서 독후감 과제를 내주셨기에 기회다 싶어 책을 구한 뒤 한 장 한 장 기쁜 마음으로 넘겼다. 어쩜 그림도 그렇게 잘 그렸을까? 며느리 밑씻개,등등. 더러 2cm 될까 말까 하는 초미니 야생초마저 세심하게 그러져 있었다.
야생초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였다. 어느 곳에나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들이 제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사연이 담겨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을 걸 깨달았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친 길가를 수줍게 쳐다보곤 아는 야생초라도 있나 살펴보기도 했다. 나와 이렇게 가까운 야생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태껏 이름 하나 알지 못한 채 무심히 지…(생략)

처럼 말이다. 손바닥만한 엽서에 빼곡히 적은 야생초에 대한 그림과 글귀가 그대로 실어져 있던 첫 장이 생각난다. 교도서에 수감된 죄수가 썼다고 보기엔 어색할 정도로 예쁘고 화사한 그림과 더불어 보기만 해도 기쁨이 가득해보이던 엽서 한 장. 그가 정말이지 존경스럽다고나 할까?
나 같았으면 울고 불고 난리를 치든지 절망적으로 포기하고 세상과 연을 끊어버리던지 했을텐데 말이다. 그것도 우리가 가장 하찮게 보는 풀떼기를 보고서 그 안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살아가는 이유를 찾다니 여러모로 보통사람이 아님에 틀림없다.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지식에 목말라 하고 치중하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이 책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이기주의와 탐욕으로 가득찬 마음을 훈훈하게 적셔주는 것 같다.
앞으로 마음에 찰 때까지 전진하되 가끔씩은 한발짝 옆으로 비켜나가 바라보는 시각도 키워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