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을 읽고나서 일반독후감 엄마의 말뚝

작가 박완서의 자전적(자신의 이야기를 다룬)소설인 ‘엄마의 말뚝’은 세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형태의 소설이다. ‘엄마의 말뚝1’은 작가의 유년시절을 그린 것으로, 6.25사변으로 남편을 잃은 과부(주인공의 어머니)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아들(주인공에게는 오라버니), 딸과 함께 서울로 이사를 와서,
억척과 불굴의 의지로 서울 문 안에서의 생활 터전을 마련하는 과정을 딸인 ‘나’
의 시선으로 기록한 것이다. ‘엄마의 말뚝2’에서는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여 한 집안의 안주인이 된 ‘나’가 수술을 할 정도로 다리를 심하게 다치신 엄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엄마의 말뚝3’은 수술 이후로도 약 7년을 더 살다가 돌아가신 엄마가 당신의 소망과는 달리 손자의 주도로 서울 근교의 공원묘지에 묻히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작품 중에는 특히 자전적인 것이 많은데, 살아가며 겪었던(예를 들면 6.25)
경…(생략)

던 것이다.
서울 문 밖 현저동의 가장 높은 곳의 작은 단칸방에서 나는 갖가지 사고를 쳤고, 그 때마다 엄마는 동네의 분위기와 물을 탓하면서 서울 사대문의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집념을 더욱 키워나갔다. 그 문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엄마는 내게 공부도 잘하는 못 하는 것이 없는 유능한 신여성이 될 것을 강요했으며, 오빠를 거의 신앙으로 대했다. 그렇게 새로운 서울 생활에 우리 가족은 익숙해지고 있던 그 즈음 나는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고, 엄마는 문 안의 친척이라는 친척은 죄다 수소문을 해서 나를 기어코 문 안에 있는 학교에 입학시킨다. 그러고는 융자금(대출금)에 시골에서 마련해 준 돈을 합하여 인왕산 기슭에 있는 달동네에 작은 집을 장만한다. 비록 낡고 허름한 집이었지만 집에 대한 엄마의 애착은 대단했고, 서울에서 산다는 엄마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우리는 10년씩이나 문 밖에서 생활하다가 겨우 문 안에 집을 얻어 살 수 있었다. 엄마는 그토록 원하던 문 안에 들어왔지만 오히려 옛날에 살던 괴불마당집과 천민이라며 멸시하던 현저동의 이웃들을 그리워한다.
나에게 있어서 박적골은 풍요롭고 자유로우며 사람과 자연이 서로 감응하면서 하나가 되어 사는 마음의 고향이다. 또한 내가 친척과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풍요로운 공간이다.
반면에 대처는 척박하고 초라하다. 현저동은 뒷간 같은 판자집들이 무질서하게 밀집해 있는 미로공간 같은 곳, 물도 없고 나무도 없는 황량한 공간인 것이다.
박적골은 나에게는 천국이지만 엄마에게는 사랑하는 남편을 죽게 만든 미개하고 무지한 공간이다. 엄마에게 있어서 딸을 자유롭게 만들어 줄 곳은 대처뿐이다.
대처는 내게는 두려움이요, 적의 어린 빛이요, 올가미를 씌우는 갑갑한 감옥이지만 엄마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현실로 실현시켜줄 공간인 것이다.
결국 박적골은 나의 이상적인 공간이고, 대처는 엄마의 이상적인 공간인 것이다.
오리는 시골과 도시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한다. 도시는 화려하고 세련되었지만 차갑고 인심이 각박한 곳으로, 반면에 시골은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정이 넘치는 따뜻한 곳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성을 상실한 메마른 도시, 문명이 닿지 않는 미개한 시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편향된 시선인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면 시골처녀로 나오는 연기자는 ‘누가 저런 옷을 입을까’싶을 정도로 촌스러운 옷을 입고 있으며, 순박하다 못해 멍청하기까지 하다.
반면에 도시여자로 나오는 연기자는 세련된 외모에 멋진 전문직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지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녀는 이기적이고, 냉정하고 차갑다.
시골처녀에게 도시여자의 인생은 동경의 대상이고, 그녀처럼 변하기 위하여 시골처녀의 노력은 눈물겹도록 갸륵하다.
그리고 도시여인으로 변신한 시골처녀를 보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성공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지금 세상에 이렇게 비현실적인 묘사가 어디 있을까?
요즘에는 시골에도 있을 건 다 있고, 알 건 다 아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