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의 목로 주점 을 읽고 독후감 에밀 졸라의 목로 주점 을 읽고

에밀 졸라의 『목로 주점』을 읽고
어느 날 학교 도서실에 갔다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에밀 졸라의 목로 주점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다. 얼마 전 ‘tv 책을 말하다’라는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동일 작가의 동일 작품이 소개되는 것을 본 적이 있던 터라, 얼마나 세계적 명작이길래 여기저기서 추천을 하나 싶어 책을 읽게 되었다.
유전이나 가정 환경 같이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요인들은 그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사람의 의지력이란 과연 유전과 환경적 요인 앞에 무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일종의 작가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담음 책이다.
목로 주점은 평범하게 살기를 바랬던 주인공 제르베즈가 그 소박한 꿈 조차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면서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 책의 저자 에밀 졸라는 제르베즈를 선천적으로 의지가 박약하…(생략)

,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려는 이 의지력이야말로 모든 인간이 신에게서 받은 한 가지 결정적인 유전자이다. 이 의지력이란, 선천적으로 우리에게 구비된 잔재들을 정반대의 성격으로 산출되도록 만들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능력이다. 에밀 졸라는, 주인공이 집안 사정이 가난해졌다고 몸과 마음이 타락하는 것을 그녀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던 성격이 가난해진 집안 사정이라는 외부적인 환경으로 겉으로 분출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 것은 의지력을 간과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에 내내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있었다. 바로 에밀 졸라가 읽는 내내 내가 혐오감을 느낄 만큼 인간과 사회의 실제적인 추악함을 드러내고, 사물을 관찰하듯이 냉정하게 해부, 분석하는 묘사에서 나는 이런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면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진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생각도 하게되었다.
또한 노동자의 비참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드러냄을 통해 부패한 부르주아 사회를 고발하여 하층 계급의 각성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에밀 졸라가 과학에 대한 확신으로 사회의 진보를 추구했을 지라고, 심지가 굳지 못한 나약한 등장인물들을 내세운 이 소설만으로는 그 이상을 추구하기에 한계가 있었으리라는 비판적인 생각은 책을 덮는 그 순간 까지 여전히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