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을 읽고 여자의 일생

<여자의 일생> 을 읽고
몇 개월 전 영국의 작가 토머스 하디의 장편소설인 <테스>라는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도덕적 편견, 사회적 인습에 희생된 불행한 여자의 모습을 표현한 이 소설을 읽고 그 당시 여성의 비참한 생활상을 생각해보았다. 이 이야기를 교회의 선생님과 나누던 도중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이보다 더 불쌍하고 비참한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소설의 내용이 궁금해져서 읽게되었다.
노르망디의 귀족의 외동딸 잔느는 순결하고 꿈 많은 처녀였는데, 12세 때부터 5년간 수도원에서 교육을 받고, 행복한 소녀시절과 약혼기를 거쳐 결혼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난봉꾼인 남편 줄리앙은 잔느와 함께 자라온 하녀 로잘리를 겁탈하여 아이를 낳게 하고 잔느의 친구인 풀빌 백작부인과 간통하여 그 남편에게 살해되고 만다. 잔느는 남은 외아들인 폴에게 모든 희망을 걸지만, 이 아들마저 감당할 수 없는 …(생략)

잔느도 결혼과 동시에 불행이라는 고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것을 자기 손으로 행복한 길로 이끌기보다는 자기의 운명인냥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점이 나에게는 더 참기가 이해하기 힘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불행을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게 운명인 것처럼 그러한 고통을 참아냈을까? 참 알 수 없었다. 내가 잔느라면 그 늪에 빠진 나를 누군가에게 소리쳐서라도 그 늪에서 빠져 나왔을텐데... 늪에서 나온 다음에는 어딘가에 기다리고 있을 내 행복을 위해 다시 힘들더라도 걸어나갔을텐데... 이런 점에서 보면 잔느는 무능하고 연약한 존재인 듯 느껴졌다. 미풍에도 흔들거리며 중심을 잡아 똑바로 서지 못하는 갈대와 비슷한 존재 같았다. 모파상의 소설에서 여성은 대부분 부정적으로 그려진 것 같았다. 모파상의 다른 단편소설 <목걸이>에서도 분수에 맞지 않게 허욕과 사치를 부리는 존재로 그려진 것을 보면 말이다.
그에 반해 어디서나 나약하고 보호해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여성들의 위치가 최근 들어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예전부터 사회적 인습에 물들어 제대로 된 객관적 시각이 부족했던 우리 사회에 여성들 스스로가 나서서 자신들의 인권찾기에 나서는 것 같아 보기 좋고 나 또한 그래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