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를 읽고

역마를 읽고..
이 책을 읽기 전엔 천운이라든지, 운명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했고, 지금까지 그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사람에게는 어쩌면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역마란 늘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을 말한다. 떠돌아다니게 될 운수가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약간 섬뜩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운명을 암시하기라도 하듯 이 책은 머물 곳 없는 사람들이 머물렀다 떠나는 화개장터라는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구례와 하동, 쌍계사의 세 길목 중간에 있는 화개장터는 장으로 서는 동시에 온갖 사람들이 머물었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그 중에는 장날을 기다려온 화전민들이 약초나 나물을 팔러 내려 오기도 하고, 해물장수들이 머물기도 했다. 그리…(생략)

하게 된다. 정말 그렇게 해서 성기의 역마살을 없앨 수만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무슨일인들 못할까..
그렇게 하여 계연과 성기는 서로 사랑하게 된다. 정말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되가고 있는 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계연의 머리를 빗던 옥화는 갑자기 계연을 보고 놀라게 된다. 계연에게서 무엇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듯 했다. 그리고 얼마후 계연은 성기와 이별을 하게 된다.
갑자기 이런 옥화의 행동에 대해 나도 많이 놀라서 왜 그럴까 의문이 생겼었는데 알고보니, 계연은 옥화의 이복동생이었던 것이고, 체장수가 옥화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서 옥화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이해도 되었고, 성기가 마음아파할걸 생각하니 더욱더 불쌍했다.
결국 성기는 엿장수가 되어 옥화를 떠나 떠돌아 다니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정말 성기에게는 역마라는 기운이 껴있었던 것 같다. 정말 하늘이 정한 운명이란건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인걸까?
이 책을 통해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떠돌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선 운명의 주인공인 성기가 결국 역마에 이기지 못하고 떠나게 되었지만, 그래도 난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개척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어디론가 떠도는 성기가 정말 잘 되기를 바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