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연을 쫓는 아이』를 읽고…
“아프가니스탄에는 아이들은 많지만, 유년시절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EBS에서 아프카니스탄의 아이들이 겪는 인권 유린의 실태, 소년병으로 인한 아이들의 피해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충격을 받고, 나는 유니세프라는 기관을 통해 해마다 아프카니스탄 아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기금을 정기적으로 내고 있다. 그 정도의 노력밖에 못하는 나의 무능력함이 원망스럽지만, 그렇게나마 아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 평소 내가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같은 반 친구가 ‘연을 쫓는 아이’라는 책을 선물하여주었다.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기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였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연을 쫓는 아이>는 장대하고 두꺼운 책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아미르는 행복했었던 자신의 유년 시절과 미국 이민 과정…(생략)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마음의 빚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 가장큰 근원적인 이유는 그가 고통 속에서 지내는 아프카니스탄인들과는 달리 고통에서 한발짝 비켜나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고통은 육체적인 고통에서 기인하고 있다기보다는 심적인 고통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의 이런 고통 역시 물론 이 소설의 거대한 여정 가운데 어느 정도 해소된다.
<연을 쫓는 아이>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책 제목에 가장 먼저 마음이 끌렸었다. 그러나 이 책은 역설적이게도 서정적인 책 제목과는 다르게 사실적이고도 직설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의 생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소설은 아프가니스탄을 단순히 고통의 공간으로만 그려내지 않는다. 소설에는 아프카니스탄이 가지고 있는 두 얼굴인, 어두운 계급 사회로서의 면모와 함께 아름답고 정겨웠던 시절의 시간들이 함께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단순히 아프가니스탄을 우리 나라에 먼 반대편 나라, 미지의 나라, 뉴스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 나라 등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우리에게 더 이상 남의 일이란 없으며,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 마을 안에 저렇게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좀 더 국제적인 시각 속에서 국제 사회를 바라봐야 됨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