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의 풍금소리를 읽고나서 풍금소리

풍금소리
이번 해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은 어느새 사람들의 마음속에 풍금소리가 되어 쌓여가고 있었다.
저녁 무렵, 출입문이 딸랑거리며 열리더니 한 소녀가 동생 두명을 데리고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그 소녀는 짜장면 단 한 개만 시켰다.
그 소녀는 먹지 않고 동생들만 먹이자, 동생들은 소녀에게 왜 먹지 않느냐며 묻자 소녀는 체해서 아무것도 못먹겠다 하면서 동생들만 먹였다.
그것을 본 여주인 선영은 난로옆으로 손을 쬐이는 척을 하며 그 세명의 아이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 세 아이들은 건너 테이블에 앉아있는 가족들을 부러워 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선영은 곧바로 그 아이들에게 다가가 그 소녀에게 아는 척을 하였다.
선영이 다가가자 그 세 아이들은 어리둥절 눈만 깜빡였는데, 선영은 그 소녀의 이름을 부르며 자기가 엄마의 친구였…(생략)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그 소녀가 왠지 너무 불쌍해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엄마의 친구인냥 다가가 짜장면을 주었던 선영씨..
요즘 시대에 극히 드문 사람인 듯 싶다.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하여 다른사람을 돌아볼 겨를이 없을텐데, 어린 세명의 아이들을 위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짜장면을 주었고 선영씨를 보자 난 매우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마져 돈쓰는 일이 매우 아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생각이 달라졌다.
그들의 어려움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알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부모님없이 동생들을 챙기느라 얼마나 힘들고 가슴 아팠을까?
다른 아이들이였으면 한창 어리광을 부리며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을 때인데, 그러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그 세명의 아이들을 보니 괜히 부모님에게 심통 부렸던 내가 많이 죄책감이 들고 수치심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선영의 작은 배려심이 무척 크게 느껴졌다.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어려운 아이들을 많이 돌봐야겠다.
이제 막 피어오르려는 새싹들을 짓밟지않고, 조금이나마 배려해주고 신경써준다면 아마 그 새싹들은 시들어 버리지않고, 다시 활짝펴 희망과 꿈을 피워 나가겠지?..
아직도 우리 주위엔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우리도 살기 힘들 시절이지만 그래도 우리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곳을 조금이나마 돌아본다면, 우리는 좀더 넉넉하고 마음이 풍요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