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열하일기
국어시간 이었던가. <허생전>을 읽으면서 꽤 많은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비현실적이지만 척 척 들어맞는 허생의 장사술, 어디서 나오는지 술술 풀어나가는 배짱...예전 TV에서 봤던 "옛날 옛적에"라는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고전임에도 수업내내 지루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였는지 전에 없이 "박지원"이라는 그 유명한 학자의 글들에 관심이 갔고, 더불어 수능출제지문으로도 많이 나오는 것을 생각해 읽게 되었다.
후에 알았지만 단행본으로 묶였음에도 이 "솔" 출판사에서 나온 것은 전편이 아닌 몇 부분을 발췌해 놓은 것이어서 그 내용들에 관한 감상만을 써야 할것같다.
간단히 말하면 일종의 중국기행문인 이 작품은 (이 책에서는)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압록강을 건너는 초반부의 체험,성경에서 만난 사람들과 골동품에 대한 여러 일화들, 신광녕에서 산해관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을 담은 기록…(생략)

가히 명구절이라 할만 했다.작년 말 경엔가 배웠던 정약용의 <기예론>과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 기억을 떠올리며 읽는 재믿 꽤 쏠쏠 했다.또, 보이는 물건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장면들에서의 세밀함과 논리 정연함은 나올때마다 감탄을 하게 했다. 직접보고 있다고 해도 쉽게 놓칠법한 부분들을 그렇게 자세히 묘사하고 곧바로 조국의 현실과 비교?대조해가며 설명할 줄 아는 통찰력은 깨인 사람들 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닌가 싶다.
지금시대에 그런 탁 트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과연 환영받을 수 있을까. 나 또한 앞을 내다보지 못한채 그런이들을 막무가내식으로 비난하고 무시해 버리는 사람이 아닌지 두렵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 안에서만 생각하고 쉽게 안주해 버리는게 아닌 한 발 밖으로 나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옳지 않으면 바로바로 고칠 줄 아는, 이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나 자신부터도 가지고 있는 수 많은 편견들과 조금만 튀는것이 있으면 바로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마는 꽉 막힌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인것 같다.그 속의 중국이야기나 연암의 문학적 능력이 아닌, 그의 사상을 찾아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