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밀`의 원작을 보고 비밀을읽고

영화 ‘비밀’의 원작을 읽고
오래 전, 영화 ‘비밀’을 보게되었다. 그 영화의 예고편은 영화가 개봉되기 수 년 전에 보아서 익히 알고있었지만, 꼭 보고싶은 영화였기에 직접 극장으로 찾아가 감상을 하였다. 역시 영화는 신비롭고 감동적이었으며 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인 히로스에 료꼬의 열연도 볼만하였다. 영화의 감동을 만끽한 후, 나는 영화의 원작이 보고싶어졌다. 마침 시내의 서점에서 비밀의 원작을 판매 중이었고, 기쁜 마음으로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영화와 다를 바가 없었지만, 부분부분 영화와는 다른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영화에선 느끼지 못했던 것을 글로써 느낀다는 것도 참 좋았지만, 영화와는 다른 여러 요소들을 찾는 일도 정말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보자면 영화에서는 모나미의 아버지가 라면공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원작에서는 자동차 공장의 고참이라든지, 그런 것들이다.
대충 줄…(생략)

아내가 그 속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막상 퇴원하여 돌아온 가정생활은 부적절한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학교생활, 부부의 잠자리, 대입 등등.. 수년이 흐르고 6학년이었던 딸이 대학생이 되고, 결혼을 준비할 나이까지 이르렀을 무렵, 평범한 아침에 딸은 자신의 모습으로 홀연히 되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하루 중 딸과 어머니가 하나의 몸을 교대로 사용하게 되고, 점점 딸의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어느 날, 아버지와 어머니가 처음으로 데이트하던 장소에서 어머니는 작별을 고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된다. 드디어 딸의 결혼식. 결혼을 마치고 신부대기실에서 이별을 하고 있던 아버지와 딸. 그런데 아버지는 문득 지금 눈앞에 보이는 딸은 진짜 딸이 아니고 아내가 딸의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그렇게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게된다.
내가 소설을 읽을 때, 국내소설이 아닌 외국소설을 읽으면 정서의 문제나 번역의 문제 때문에 큰 감동이 오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 ‘비밀’은 가슴에 와 닿아 소름을 돋게 만든 소설이고, 읽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기까지 한 소설이다.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여기서 나오는 몇 가지 갈등들은 소설의 재미를 한층 증폭시켰지만, 민사법에 대한 장황한 내용은 약간 지루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사고를 낸 버스기사의 아내가 되었을 때의 기분이나, 딸의 얼굴을 한 아내와 같이 생활해야 하는 아버지의 고뇌나, 젊음을 되찾은 듯한 기분을 가졌을 것 같은 어머니의 신비로운 기분을 경험하게 되어 너무나 가슴 벅찼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읽게되어 상상이 더욱 잘 되었다. 히로스에 료꼬는 최고 어리게 본다고 해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 책에서는 6학년이라는 내용이 웃음을 자아내었다.
이렇게 멋진 소설, 가을이 아니라도 꼭 읽어 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