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책에는 두 편의 희곡이 있다. `이(爾)`와 `불티나`는 독립된 희곡이지만 내게는 같은 얘기로 읽힌다. 상황 속에서 스러져가는 인물들이 꿈틀거린다. 볼륨은 얇으나 메시지는 두툼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짧은 대사 속에 사람의 내면이 죄 드러난다. 마치 생선의 배를 갈라 뼈와 살을 낱낱이 까발려놓은 것처럼. 연산군과 공길, 장생의 삼각형 구도는 긴밀한 애증이 만들어낸 것이다. 통속적으로는 이들의 삼각관계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그건 아니다. 연산군은 장생과 공길이 놀이판에서 한몸처럼 호흡이 잘 맞는 것을 질투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