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예언자

예언자
이 책은 삶에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어느 부분은 이해가 가고 공감하다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알무스타파`라는 비현실적인 인물과 `오르팰레즈 시`라는 가상현실에서 글쓴이는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고 있다. 이 사람은 `오르팰레즈 시`에서 열두 해 동안 배를 기다리며 청춘을 보냈고 배가 오기 직전 그를 존경하는 마을사람들이 몰려와 그에게 인생관, 또는 삶은 근원적인 것들을 질문하고 그가 신과 같은 말투로 답을 하는 형식의 내용이다. 그는 떠나기 전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작별의 날이 곧 만남의 날이 되는 것인가?"라고,
헤어진다고, 떠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나는 항상 누구와 헤어지거나 정든 누군가의 곁에서 떠나게 되면 인생이 끝난 사람처럼 감정에만 이끌려 울기만 한다. 물론 정이 많은 …(생략)

같다. 또 그들 중 재판관 한 사람이 질문하기를 죄와 벌에 대하여 알려달라고 했다. 이들은 마치 검은 실과 흰 실이 함께 짜여진 듯이 태양의 얼굴 앞에 함께 서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앞부분의 책 내용이 이 문장을 풀어 설명해 주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살해당한 자, 자기의 살해당함에 책임 없지 않으며/ 도둑맞은 자, 자기의 도둑맞음에 잘못 없지 않음을 /정의로운 자, 사악한 자의 행위에 결백할 수 없으며...(이하생략) 죄인이란 때로 피해자의 희생물이라고 했다. 이 말에 나 역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사실이며, 일상생활의 법 역시 이것을 고려하여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이외에 고통, 자기인식, 가르침, 우정, 대화, 시간, 선과 악, 기도, 쾌락, 미, 종교, 죽음 등등이 있지만 나는 위에서 썼듯이 이 세 가지가 가장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끝으로 알무스타파라는 자는 `잠깐, 바람위에 일순 휴식이 오면, 그러면 또 다른 여인이 나를 낳으리라`라는 말을 남기고 배를 타고 떠났다. 알무스타파가 배를 타고 바다 저 멀리 사라지자 사람들로부터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중에 사랑과 결혼에 대하여 첫 질문을 한 여인인 알미트라만이 말이 없었다. 짐작컨대 알무스타파라는 자의 의미심장한 말이 알미트라라는 여인을 칭하는 말이 아닌가 예상되었다.
한 가지 이 책에 흠이라면 비현실적 배경에 비현실적 인물로 설정해 환상과 비약 투성이고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그 점으로부터 인생관과 근본적인 것을 논하는 딱딱함을 그나마 조금 덜 느낄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비록 이 책을 통해 그리 많은 것을 공감할 순 없었지만 아직 나의 인생경험이 부족한 탓으로 생각하고, 집, 옷, 법, 자유, 이성, 시간 등등 근원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보람찬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