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를 읽고 오래된미래

오래된 미래를 읽고나서..
흔히 인간을 `무한한 욕망을 지닌 존재`라 일컫는다. 그러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그의 저서 <오래된 미래>에서 그러한 인간의 본성이 필연적인 것이 아닌 문화적인 영향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처음 접한 라다크 사람들은 척박한 조건 속에서도 늘 감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서구식 개발을 거치면서 그들은 점차 만족할 줄 모르게 되었고 그들의 삶의 기쁨과 여유는 잊혀졌다. 이에 그는 서구식 진보의 합리성에 물음을 던지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그가 1975년에 라다크를 찾았을 때, 그곳은 외부로부터 단절된 곳이었다. 그러나 라다크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으로 자원 부족과 혹한 기후 등의 악조건을 극복하고 자연에 훌륭히 적응하고 있었다. 예컨대 그들은 가축의 똥을 연료로 사용하고 각종 잡초를 약재로 썼으며 어느 것 하나 그냥 버리는 것이 없었다. 대표적인 가축 `조`는 일년에 …(생략)

하던 여성의 지위는 몰락한다. 이와 같은 물질 문화에의 탐닉, 서부 문화의 급급한 모방, 피상적 인간관계의 확산 등으로 더 이상 라다크는 이상적인 사회가 아니었다. 사회가 소규모 공동체가 아닌 거대 자본의 영향력 하에 들어가게 되면서 서부 유럽의 기준에 맞춘 생활 양식이 히말라야 고원 지대의 그것이 바뀌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위험한 것은 개발도상국들이 대체로 이러한 개발의 폐해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서부사회가 자신들의 전통적 생활방식과 유사한 삶을 살기 위해 많은 돈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소수 기업들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 3세계의 붕괴를 막으려면 저자가 제시하듯 소규모 공동체의 자립과 전통적, 지역적인 것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즉, 무조건 서구식 문화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적합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생활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다크의 경우 태양열을 이용한 난방과 온수 공급이 전통적인 진흙벽의 집과 조화를 이루어 굳이 소모적이고 운반비가 많이 드는 석유가 히말라야를 넘어 올 필요가 없게 되었다. 라다크 프로젝트를 본받아 각 지역에서 환경적으로 친숙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개발인 것이다. 결국 책의 제목인 <오래된 미래>는 우리의 미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 왔던 전통적인 생활 양식에 토대를 두어야 함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