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집을 떠날 때 오래전 집을 떠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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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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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집을 떠날 때

난 삶은 감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누런 흙을 툭툭 털어 내고, 사골국물의 얇은 기름 막을 걷어내듯 껍질을 살짝 벗긴 뒤, 냄비에다 푹푹 쪄내는 감자. 달콤한 맛도, 짭짤한 맛도, 신맛도, 그 어떠한 맛도 느낄 수 없는, 하얗고 푸석푸석한 삶은 감자. 어머니나 아버지가 그런 삶은 감자를 맛있다고, 고소하다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우실 때면, 난 삶은 감자 옆에 놓인 설탕이나 소금을 손가락에 찍어먹어 볼 뿐이였다. 난 삶은 감자보다 튀기거나 조리거나 볶은... 그러니까 좀더 색다른 맛의 감자 맛을 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삶도 그러하다. 대상 자체가 지니고 있는 그 본 유의 맛을 살리는 것보다는, 거기에 조미료를 넣어 좀더 색다른 맛을 원한다. 그렇게 해야 지만 남들과는 다르게 더 화려하고 특별하게 삶을 꾸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신경숙의 글은 그러한 특별한 조미료를 넣길 꺼려한다.
뇌수 속에 석회질이 떠있어서 그 석회질이 움직일 때마다 고통을 당해야만 하는 주인공의 아버지, 그는 열한살에 양친을 잃고 기찻길에 누워있었다. 삶을 포기하고 싶었건만 멀리서 기차바퀴소리만 나도 도망가기 바빴던 어린 소년은 목 메어 울다가 입이 그만 딱 다물어 졌다고... 부모도 없으니까 암말도 안하고 살아야지...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삶때문에 병이 생겼다는 그의 독백...
옆 병실의 신앙심깊고 늘 밝은 아줌마도, 남편의 똥이 묻은 속옷을 빨며 남편에게 "차라리 죽어라"했던 자신은 앞으로 기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흘리는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어렸을 적에 만난 주인공 여인을 꼭 한번 보고싶어했던 튼실한 종아리의, 이제는 아줌마가 된 유순이도 세 살된 아이가 소아당뇨란다...
`감자먹는 사람들`의 삶은 슬프다 못해 아프다. 그래도 나는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에 나오는, 일터에서 돌아와 삶아낸 순수한 알감자 몇 개로 저녁식사를 하지만 표정만큼은 풍부한 그 사람들 처럼, 들어주고 싶었다. 그들의 처량한 넋두리를..…(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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