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를 읽고나서 오빠가 돌아왔다

오빠가 돌아왔다를 읽고나서
김영하의 세번째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등 현대적 감수성과 특유의 속도감으로 일상의 결정적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동시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출간 이후 5년 만에 묶인 이번 소설들은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유쾌한 상상력, 통쾌한 유머와 섬뜩한 아이러니가 간결한 문장에 실려 있어 읽는이에게 풍부한 여운을 남긴다. 또한 재기 넘치는 젊은 만화가 이우일이 김영하의 작품 갈피마다 감각적인 필치로 8개의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넣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가치?권력의 전복〓네 작품의 주인공은 14세 소녀(오빠…), 15세 마크(몬탁…), 17세 하츠(발로…), 18세 샤를렌(숨쉬어) 등 모두 10대. 이들은 전통적인 미숙한 청소년이 아니라 사회 운영 시스템부터 가족의 외도, 섹스 등 세세한…(생략)

재미로 주인공인 남동생을 유혹하기도 한다. 어디에도 따뜻한 가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나머지 두 작품에서는 아예 가족이 주인공들의 삶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논외의 요소??로 취급된다.
◈소통의 부재〓??발로…??와 ??숨쉬어??의 여주인공들은 모두 스스로 일반적인 관계맺기를 거부한다. 하츠는 그저 고독하지 않기 위해 맺는 평범한 친구관계를 거부한다. 샤를렌도 그룹안에서 적당히 친구로 어울리는 관계가 싫다며 혼자되기를 선택한다.
하지만 이들이 거부하는 것은 인간관계 자체가 아니라 의미없는 인간관계이며 오히려 자신을 완전히 이해해줄 소통의 상대를 강렬히 원한다. 하츠는 패션모델에 빠져 현실세계에는 관심없는 니나가와에게 다가가고 샤를렌은 사라라는 친구를 강박적으로 따라다닌다. 이처럼 혼돈속을 헤쳐가는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선택을 하는데 이는 시대적 고민에 대한 여러 잠정적 대안들로 볼 수 있다.??오빠…??는 콩가루집안의 ??한심한?? 행적들을 담담하게 바라보면서도 해체를 바라지 않는다. 즉 가족에 대해 희망까지는 아니지만 애정을 버리지 않는 것. ??몬탁…??의 주인공은 몬탁이라는 의문의 노인을 만나 참선세계로 들어서 안정을 찾고 ??발로…??는 외톨이로 지내던 두 주인공이 인간적 교류를 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에 비해 ??숨쉬어??의 주인공은 질식할듯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친구 사라를 죽이는 파괴적인 방향으로 출구를 찾는다.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소설은 도리어 이 어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위에서처럼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나에게 있어 가족에 대한 소중한 의미를 주었다. 옛날부터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집안이 화목해야 밖에 일이 잘 되는 것처럼 얼마전 엄마가 아버지와 싸우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방과후에 집에 일찍 들어가는게 싫었다. 요즘은 학교에 야자가 있다고 엄마에게 말씀드리고 친구집에서 놀다가 집에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부모님께서 저녁식사도 드시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계셔서 갑자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고 이 책을 통해서 한번도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