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대왕

오이대왕
동생이 읽고 있던 책 한 권... 심술궂은 표정의 파란 괴물체가 자루를 질질 끌고 가고 그 뒤에 몰래 지켜보는 몇 개의 눈동자. 참 특이한 그 장면이 자꾸 끌렸다. 발톱에 빨간 페티큐어를 칠하고 흰 장갑을 낀 게다가 왕관까지 쓴 그 푸르딩딩한 괴물체는 다름아닌 볼프강네 집 지하실에 자리잡은 구미-오리 제국의 왕인 오이대왕이었다. 시민의식이 자꾸만 높아지는 백성들에게 감히 자신의 사치를 위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다 쫓겨난 왕. 쫓겨난 주제에 큰소리 떵떵 치며 당당하게 망명을 신청하고 자신을 왕으로 떠받들어주기를 요구한다. 가족들 모두가 그를 싫어하지만 이상하게 아버지만은 그를 진심으로 왕으로 모시고 시중을 들어준다. 생김새부터 맘에 안 드는 오이대왕은 한술 더 떠 자신을 싫어하는 가족을 아버지와 이간시키기 위해 약점을 잡아 폭로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소재도 독특하고 발상도 기발하다. 재미있게 읽어…(생략)

게 키워놓는 촉매제가 되었다. 다행히 볼프강네 가족은 오이대왕의 그 시커먼 정체를 알아내고 그를 내쫓았지만 꽤 긴 시간동안 마음에 생긴 상처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사랑으로 뭉쳐 함께 살아가는 가족.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깝지만 한번 벽을 쌓아가다 보면 남보다 더 무심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 우리 가족들 틈에 오이대왕이 나타나 끼어들기 전에, 우리들의 아버지가 오이대왕의 술수에 이끌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이해하고 감싸주면 어떨까. 가족의 소중함...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의 나의 존재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내 동생이라는 존재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 귀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