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관련된 책을 내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마도 꾸준히 사람들이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랑이라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가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출간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다시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좋은 양서는 시간이 지나도 다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또다시 읽히게 되는 것 같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이 책은 지금까지 읽어왔던 수많은 남녀의 사랑학계론과는 차별성을 둔다. 사랑에 대해 감정을 키우는 1인칭 화자인 나와 클로이라는 여성을 내세우면서 사랑에 대해 시작과 끝! 그리고 또다시 연결되는 카테고리를 가진다. 소설적 기법을 이용해서 사랑을 하게 된 순간을 운명이라고 말하고, 또 사랑을 통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가는 과정과 그 사람에 대한 실망 등... 모두가 공감하…(생략)

통해 사랑을 알게 되고 그녀로부터 사랑의 아픔을 겪게 된다. 그녀를 잊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를 잊게 된다. 사람을 알아가면서, 사랑을 하면서 자신의 무의식 속에 들어 있는 그/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을 때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슬퍼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면서 또다시 시작되는 삶의 방식이지만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에 대한 심리를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또 철학적 메시지를 통해 이루고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사랑에 빠져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니, 지금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할 양서이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사랑의 이야기를 이렇듯 새로운 방식으로 기술해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만한 작품을 처녀작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젊은 두 남녀의 우연한 만남에서부터 한 쪽의 사랑이 떠나가기까지, 또 그 뒤를 이어 사랑을 떠나 보낸 쪽이 새로운 떨림의 순간을 만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의 감정들을 이 젊은 작가는 지금까지 우리가 읽은 글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는 확실히 독특한 시각과 사고의 구조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겪어서 익히 알고 있는 것조차도 그의 눈과 손을 빌어 기술되는 곳에서는 감탄과 재미가 우러나온다. 흥미 충만한 글을 읽는 중간중간 씹힘이 생겨 읽은 곳을 다시 돌아가 읽어야 하는, 그래서 소설을 읽는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은, 작가의 통찰력과 분석력이 그의 전공인 철학에 기초한 때문일 수도 있겠고, 원제 《Essays in Love》에서 짐작하듯 에세이 같은 소설이라서 그럴 수도 있으며, 역자의 말마따나 작가의 패기 넘치는 젊은 나이가 그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의 모든 것에 통달한 것처럼 말하는 그조차도 깨진 사랑의 슬픔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기까지 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깨달아가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이 약이라는……
??사랑은 분석적 정신에게 겸손을 가르쳤다. 아무리 확고부동한 확실성에 이르려고 몸부림을 쳐도 분석에는 절대로 결함이 없을 수 없다는 교훈, 따라서 아이러니로부터 절대로 멀리 벗어날 수가 없다는 교훈을 가르쳐주었다.??
사랑이 시작되는 것에 천만 가지의 이유가 있을 수 있듯이 사랑이 식게 되는 데도 그만한 종류의 까닭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그 어떤 법칙도 사랑 앞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 작가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대방을 알아나간다는 것이 날마다의 즐거움일 수 있다. 사랑이 시작될 때는 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서 나와 반대되거나 두려워하는 것들을 보는 대신 유사성이나 동일성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동안 우리는 또 깨닫게 된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것이 기대하는 것처럼 언제나 유쾌한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며, 기분 좋은 유사성과 마주칠 수 있는 가능성만큼이나 위협적인 차이와 만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