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방을 읽고 외딴 방

외딴 방
누군가의 과거속에서 같이 숨쉬고, 그때의 생각과 희망과 아픔들을 공유한다는것은 또다른 힘듬을 강요받는것 같았다. 나의 외딴방에는 침대가 있고, 냉장고가 있으며, 안락한 의자도 있다. 그래서 난 나의 방을 외딴방이라 부르기를 망설이는지도 모른다. 가끔 무심코 다가간 책에서 나의 눈물은 가장 많이 흘러내렸던것 같다. 그녀들과 같은 시대에 살지못했고, 그녀들처럼 학교를 다니지도 않았으며, 그녀들처럼 많은것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난 그녀들보다 약했다.
신경숙을 많이 신뢰하지않았다. 그녀의 책에서 느꼈던 이질감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외딴방`은 달랐다. 아픔이, 삶이 무엇인지를 그녀는 너무나 정확히 알고있었다. 더이상 헛것이 아닌듯. 밤새도록 뒤척였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떴을때 내가 밤새도록 힘들어했던것은 내주위에서 또다른 모습으로 내곁을 맴돌았던 `희재언니와 그녀들`때문이라는 생…(생략)

진다. 신경숙은 이 소설로 90년대의 대표적 작가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작품의 중간에서도 나오지만 자신의 우물에서 이야기를 건져 올리는 것은 결국은 쉬이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라는 선생님의 충고처럼 자전적 소설은 작가에게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계속적으로 자전적 소설을 써오고 있는 송기원씨의 경우에는 그의 삶의 특이한 이력들-사생아라던지, 여성 편력-과 문학적 능력으로 인하여 자전적 소설로 성공을 한 케이스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경숙은 후에도 여러가지 소설들로 인정을 받았다.
난 이 외딴방에서 작가에게서 이런 어린아이 같은 심리를 느꼈다. 그래서 작가에 대한 연민이 더욱 들기도 하였지만,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과 기대에서는 좀더 담백한 마음으로 조금만 더 자신의 과거에서 물러나서 글을 써내려 갔다면 더 감동적이면서도 사실적인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직막으로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그 시절 그때를 떠올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 상상력을- 사진이미지, 소리이미지, 뒷골목이미지 등으로- 콕콕 자극해 주었다는 점에서 이 글의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