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한그릇을 읽고나서

우동한그릇
지은이;구리료헤이
출판사;청조사
섣달그믐날 10시,두명의 아이와 낡고 오래된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은 두아이의 어마가 우동가게에 들어온다. 문앞에서 늦게와서 주인내외를 귀찮게 하는건 아닌지 하는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저.....우동....일인분만 시켜도 괜찮을까요?” 하고 말한다. 이들의 걱정스러운 마음을 알아차린 주인아줌마는 오히려 더욱 환하게 웃으며 주문을 받는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이들이 우동한그릇만 시켰다는걸 알아차린 주방장은 우동반덩이를 더 넣어 삶아준다. 나는 이미 차가워질때로 차가워져서 정이라곤 별로 찾아볼수 없는 이 도시에서 이렇게 힘없는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우동집 주인부부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이 가족은 우동집부부의 따뜻한 마음씨를 잊지못해 그다음해 10시에도 찾아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다음해에도 이가족은 형편이 별로 나아지…(생략)

가족이 왔는데 두아들은 몰라보게 커져있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색바랜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고있는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이번에는 조금이나마 나아졌는지 2그릇을 시켰다. 이번에 주방장아저씨는 3덩어리를 넣고 우동을 끓였다. 그런데 내주위에도 이렇게 알게 모르게 나에게 배려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조금 도와주었다고 생색내는 사람이 주변에 천지로 널려져 있는나는 이 따뜻하고 조그만 배려를 받는 가족이 부러웠다. 우동집주인들은 이들이 밥먹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다가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이야기는 동생의 글짓기가 전국작문 대회에 출품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바쁜엄마대신 형이 동생의 글짓기 발표날 참관하였다고 한다. 그 글짓기 속의 이야기에는 우동집의 이야기도 있었다. 친절한 우동집주인의 태도와 우동을 다먹고 나갈때“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하는소리가 힘내!살아갈수있어!하는 희망을 주는 소리로 들렸다고한다. 난 이 두형제가 정말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중학생인 형은 엄마를 조금이나마 도울려고 신문배달을하고 초등학생인 동생은 집안일을 하고 밥짓는걸 도맡아 하였다. 그리고 엄마는 이런 두아들을 밑고 회사일을 열심히 하여 빚을 예정보다 빨리 갚았다. 정말 대단했다. 가족간의 끈끈한 애정과 유대감으로 연결되어 힘들어도 서로를 잡아주고 도닥여주며 쓰러지지않게 도와주는 위대한가족을 이 작고 초라한 세사람에게서 찾아낼수 있었다. 그로부터 10여년간 이 가족은 우동집을 찾아오지않는다. 10년의 시간동안 우동집은 더욱 번창하여 2번 탁자를 제외한 모든탁자를 바꾸었다. 그러다가 10년뒤 섣달그믐날밤 10시반 신사복차림의 청년 2명과 기모노 차림의 여성 1명이 가게에 들어온다. 주인아줌마는 자리가 없다는 말을 하려고 하다가 기모노 차림의 여성의 말에 깜짝놀라고만다.
“저....우동....3인분입니다만...괜찮겠죠?” 바로 자신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10여년전의 우동한그릇 가족이었던것이다. 주인아줌마는 바로 그들을 2번식탁으로 안내한다. 나는 이 가족들이 너무 부러웠다. 어떤 한사람의 기억속에 오랜시간 남아있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도 자신들을 잊지못해 2번식탁을 치우지 않은 모습을 보고 얼마나 행복했을까.
아마도 이가족들 또한 세상의 차가운 맛을 보게 될 때면 우동집의 따뜻한 마음을 그리며 살지 않았을까. 나에게도 누군가 가슴 따뜻한 사람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