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한그릇을 읽고나서 느낀점 우동 한 그릇

우동 한 그릇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국어선생님께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셨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 일본문화를 선호하진 않지만 지금까지 읽은 우리나라의 어떤 단편, 장편소설보다도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책의 줄거리를 보자면 이렇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은 우동집에겐 가장 바쁜 날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북해정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밤 12시가 되어도 거리가 번잡한데 그 날 만큼은 10가 되자 손님이 뜸해졌다. 막 문을 닫으려는데 두 명의 아이와 한 여자가 우동 1인분만을 주문하고 2번 테이블로 안내받는다. 무뚝뚝한 주인은 그 모자를 보고 우동 1인분에 반을 더 넣어준다. 테이블에 이마를 맞대고 앉아서 우동을 먹는 세 사람은 사이좋게 먹고는 150엔의 값을 지불하고 나간다.
그리고 주인은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외친다.
다음해의 12월 31일에도 두명의 아이와 한 여…(생략)

그리고 그날도 같은 인사를 한다.
그후 주인이 매년 섣달 그믐날마다 그 모자를 기다리지만 수 년간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수리를 해도 바뀌지 않는 2번 테이블에 얽힌 이야기는 소문이 퍼지게 되어 손님이 많이 오게 된다. 몇 년이 지난후 10시 반쯤에 두 남자가 북해정에 들어오지만 주인은 만원이라며 돌려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 둘 사이로 한 여자가 나오면서 “저... 우동 3인분만 시켜도...괜찮겠죠?” 라고 말하자 여주인은 우동 3인분을 시키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친다.
내 눈에 눈물이 맺힌 적은 단 한번이고, 책이나 영화를 보고도 눈물을 흘린 적이 없는 냉혈한이라선지 나는 눈물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난 지금 읽어봐도 감동이 느껴진다.
너무 무뚝뚝해서 ‘주인’이란 말까지 아내에게 뺏긴 주인이 모자에게 1인분 반을 주고 또 모자의 상황도 배려해주는 것과 몇 년 동안 오지 않는 단 한손님을 위해 테이블을 바꾸지도 않고 10년간 기다려주고, 메뉴판을 전과 같이 바꿔놓기도 하는 주인 내외에게서도 적잖은 감동을 받았지만 동생의 콩쿠르 대회에 어머니 대신 소견을 말하는 형의 말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10년간의 기다림 끝에 모자가 들어올 때 처음엔 주인이 만원이라고 안 된다고 하는데, 예전같으면 그냥 돌아섰을 법한 것을 어머니가 나오면서 하는 말에서는 자신과 자식들의 성공에 대한 당당함과 북해정에 다시 오게 된 기쁨, 북해정에서 받아줄 것이라고 믿는 확신같은 것이 엿보이기도 했다. 단편인데도 이책을 읽고 나니 내가 느끼는 것이 읽는 시간보다 두 배는 걸리는것같았다. 나에게 이 정도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은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