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을 읽고 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
이야기의 주인공 김첨지는 인력거꾼으로 아내가 아파 누워있는데도 약 한 첩 제대로 쓸 수 없는 가난한 하층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픈 아내와 아들을 두고 나와 일을 하던 중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운이 좋음을 알게 된다. 계속해서 들어오는 일거리에 높은 삯. 하지만 이 기분 좋은 날 몇 가지 빠진 것이 있다면 궂은 날씨와 집에 가까워질수록 불안해져만 가는 마음 이였다. 반대로, 집에서 멀어져 갈수록 다리에 힘이 나며 불안을 떨쳐낼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집 앞 선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는 와중에 아내가 죽었다고 친구 앞에서 울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시 웃기 시작하면서 죽긴 누가 죽냐고 큰 소리 치는 모습에서 극도로 불안해하고, 미래를 어렴풋이 예측하고 느끼는 그의 모습에서 가련함마저 느껴졌다. 아내가 그리도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사들고 돌아간 집에서는 사람의 기척은 아이의 울음소리밖에…(생략)

을 한 층 더 심화시켜 보여준다. 또, 그 시대에 약 한 첩 못 써 죽은 사람이 김 첨지의 아내뿐이였을까, 또 다른 사람의 어머니, 혹 은 아들이 이런 비극적인 죽음을 맞고 그 가족들 역시 굵은 눈물을 흘려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암울한 비극을 영화나 사진보다도 더 정확히 그려내어 현대에까지 그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이 소설의 구성에서 슬픔이 지난 후에 감탄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리고 이 비극적인 상황이 지구 어떤 곳에서도 되풀이 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까지도 할 수 있고, 이런 비극을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닐 까 하는 생각마저 느끼게 한 짧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단편 소설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