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의 봄을 읽고 운현궁의 봄

운현궁의 봄
저자 : 김동인
출판사 : 문학사상사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교과서에서 이 제목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역사소설이라고 쓰여져 줄이 쳐진. 김동인의 운현궁의 봄이라는 작품. 국사를 좋아하는 나에게 흥미를 가지고 다가왔다. 언젠가 한번 읽어 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문학 수행평가가 있어 드디어 읽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집에 와서 읽기 시작했다. 내가 빌린 것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었다. 친구들은 어린이용 책이라며 웃었지만 내용은 별 다른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냥 글씨가 조금 크다는 것 외에는......
이 책의 내용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가난하고 무능력한 왕실종친이었던 시절부터 그의 아들 재황이 왕으로 등극해 그가 어린 왕의 아버지로서 섭정을 하게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왕실의 먼 친척 술 주정꾼에 노름꾼인 그가 피비린내 나는 세력다툼에서 살…(생략)

안동김씨인 김병기 김좌근 등에게 비웃음거리가 되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다. 그는 망신을 당해도 개연치 않는다. 그렇게 호되게 망신을 당하고 나면 다시는 발길 하지 않을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더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또 다시 세력가들의 집을 찾는다. 그러면서 그는 점점 자신을 바보에 못 말리는 천덕꾸러기로 만들어 간다. 심지어는 양반들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평민들까지도 그를 보며 손가락질 할 정도로. 하지만 대왕대비 조씨 앞에서의 흥선군은 너무도 달라 보였다. 정일품 현록대부 이하응이었다. 그 모든 것을 짐작하고 준비해 놓은 것을 보면서 그를 이모저모로 도운 조성하는 그가 정말 대단한 인물임을 깨닫게 되니까. 이 책에는 또 자세히는 아니지만 명성황후에 대해서도 조금 언급이 된다. 물론 명성황후가 아니라 민치록의 어린 딸로. 이 책에서의 이하응은 알지 못한다 총명해서 자신이 점찍게 된 이 여자아이가 나중에 자신과 권력을 놓고 그렇게 다투게 될 줄을... 나는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생각이 좀 달라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의 나는 대원군은 우리 나라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해 우리 나라의 선진화에 걸림돌이 된 부정적인 인물이기만 했던데 반해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나는 예전에는 몰랐던 이하응을 알게 되었다. 그가 신분에 상관없이 관리를 등용했다는 것. 그리고 그 당시 매관매직의 중심이 되었던 서원을 철폐했다는 것. 그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긍정적인 면도 많은 부분이었다. 단지 민씨와 그는 방법이 달랐을 뿐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았다.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티비에서는 `명성황후`라는 사극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나는 그 프로그램을 아주 좋아한다. 또한 O.S.T까지 발매되어 명성황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국사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이러한 현상을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현대를 살아가기에 바쁜 사람들에게 한번쯤 더 과거의 우리를 돌아보게 해주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정말 바람직한거 같다. 또 재미있는것은 내가 읽은 책과 티비속의 인물들을 비교해 보며 내가 상상했던 바와 공통점,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티비 보다는 책이 더 좋다. 티비는 일단 역사가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의 인기를 위해 작가가 각본을 짜는 과정에서 흥미 위주의 사건들이 들어갈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대원군 이하응을 답답하고 보수적인 인물로만 평가했을 테니까. 나는 꿈이 국사 선생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주 적은 지식으로 누구는 좋은 사람 누구는 나쁜 사람 그런 식으로 평가를 하고 주관적인 입장을 못박아 버린 내 자신이 부끄럽다.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는 좀더 많은 역사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