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사람들을 읽고 중1,2학년자료 수행 원미동 사람들

<원미동 사람들을 읽고 >
먼 동네가 아름다운 이유
원미동 사람들을 처음 접하게 된 건 독서퀴즈를 통해서였다.
독서퀴즈를 볼 날도 코앞에 다가와 있었고 초등학교 때 부터 책 좀 읽었다는 소리를 들은 나로서는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도 없거니와 수행평가에도 반영이 되어 꽤나 굵은 두께를 의식하면서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여느 소설보다도 마음에 와닿는 푸근한 사투리가 서민들의 생활모습과 더불어 인상 깊게 남는 작품이었다.
나중에서야 이 소설의 한 부분인 `일용할 양식` 이 곧 배우게 될 3학년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을 알았고 방학 동안의 숙제로 나간 `독후감 한 편 쓰기`에 나도 모르게 원미동 사람들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원미동 23통 5반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 총 11편의 연작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이 원미동이라는 동네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네…(생략)

끝을 맺으며 자의든 타의든 돈을 쫓으며 살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한다. 그런가 하면, "원미동 시인"에서는 자신의 가게에서 깡패에게 이유 없이 맞고 있는 "몽달씨"를 모른 체 하고 쫓아내는 김반장의 모습에서 내 일이 아니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현대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는 학교와 다른 생활들에 있어서 이 시대에서 살아가는 나에게는 특히 와닿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오는 날에는 가리봉동에 가야한다" 에서 보여주는 연탄가게 임씨의 모습은 위의 소설들을 통해 약간은 씁쓸해져 있던 나에게 푸근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소설이었다. 전문가가 아닌 임씨가 욕실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혹여나 바가지는 씌우지 않을지 애가 달은 은혜엄마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내친김에 다른 잡일들도 떠맡겨 버린다. 그러나 밤 늦은 시각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고서도 처음에 요구했던 18만원이 아닌 정직한 요금 7만원만을 받고 나머지는 서비스였다며 돌아서는 임씨의 모습을 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부정부패를 마다하지 않는 요즘의 부조리한 사회속에서도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사랑들의 모습을 본 것 같아 가슴 한켠이 따스해져 오는걸 느낄수 있었다.
이 밖에도 넓고 복잡한 서민들의 사회를 세심한 인물묘사와 실감나는 갈등전개를 통해 원미동이라는 작은 동네에 오목조목 담아낸 작가의 솜씨에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씩 하나씩 소설을 음미해가며 읽는 맛은 엄마의 정성이 우러나오는 도시락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의 여러가지 감정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써 내려가고 있는 지금에서야 어렴풋이나마 원미동이라는 이름 속에 담긴 멀고도 아름다운 동네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사회의 관심과 주목은 받지 못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의 삶이지만 그 속에서 그들이 겪어가는 많은 갈등과 이해들이 진정한 우리네 삶의 아름다움 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원미동이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