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3

정약용은 유배지 생활을 하게 되고, 아들들에게 많은 당부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독서를 많이 하라는 것이다.
비록 정약용은 유배지에 있어 폐족이 되고, 과거에 오르거나 높은 자리로 오를수 있는 길이 막혀버렸지만, 폐족이 되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천한 사람과 혼인을 하고 천하게 되고, 폐족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교양을 쌓는 다면 충분히 높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당부를 한다. 그렇게 되는 방법 중 가장 필수적인 것이 독서. 독서를 하려면 먼저 근본을 확립해야 한다고 한다. 효제를 실천하여 근본을 확립하고 근본을 확립하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들고 넉넉해 진다고 한다. 당부했던 것 중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바로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말고 도와주라’.
두 아들은 폐잔한 자신들을 일가친척 중에 한 사람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다며 말하고, 험난한 물길 같다느니, 꼬불꼬불 길고…(생략)

많이 흘렀다고 해도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사람은 똑같은 마음과 똑같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수없이 많은 당부를 한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렇게 당부할게 많은가 할 정도로. 중간중간 고서적이나 학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내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대체로 두 아들에게 생활하면서나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혜들을 말해주었다.
또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 단락 한 단락의 당부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 기억에 많이 남고 감명 깊었는데 읽으면서 꼭 단지 책의 저자가 아니라 우리들의 아버지처럼 나에게 그렇게 많은 충고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많은 것을 깨닫고,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중 가장 뜨끔했던 부분이 있다.
‘어버이를 섬기는 일은 그 뜻을 거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내 또래 아이들은 모두 부모님과의 대립이 있게 마련이다.
어린이도 아닌, 그렇다고 다 성숙된 어른도 아닌 과도기적인 시기가 오면서, 우리 자신들이 많이 컸다고 생각하면서부터 부모님 말씀은 거의 듣지 않으려고 하고, 삐뚤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나 또한 어른들은 모두 보수적이라서 조그마한 것도 옛날식으로 하려고 하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그래도 마음은 모두 한결같으신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나에게 지루한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었고, 많은 충고를 책 속에서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물론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많은 것을 깨달았지만,? 저자에게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한 부분 한 부분을 본다면 물론 흠잡을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저자가 너무 두 아들을 자신의 틀에 맞춰 욕심을 채우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약용은 자신의 저서를 잇기 위해 또는 여러 이유로 학문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수없이 많이 한다. 이것은 내가 느끼는 시대차이 일지도 모르고 이 시대상황 속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옭아매려 한다면 자신이 아무리 뛰어난 학문을 한다 하더라도, 본분과 목적은 망각한 채 부모님의 기대와 포부를 채우는 것에만 급급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는 오히려 능률이 좋지 않고,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 ...해라’라는 식 보다는 그것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 해 주고 그런 마음가짐을 길러주는 것이 훨씬 학문을 닦는데에도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온갖 부정부패, 비리가 일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이 온당치 못한 깨끗하지 않은 정치속에서 이 책을 읽게 되니, 정약용이 만약 지금 이 시대에 살았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선진적인 정치의 길을 걷고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