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읽고...
윤흥길씨의 작품은 교과서에서도 나와서 두 번째 접한다. 장마에서는 6.25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었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읽고 독후감을 쓰려고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윤흥길씨에 대하여 인터넷을 뒤적여 보았다. 윤흥길씨는 장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시대의 사회상을 잘 반영하는 작가중 하나라고 한다. 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하층민의 삶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오 선생의 집에 권씨 가족이 세 들어 살게된다. 권씨는 대학까지 나온 지식인이지만 운동의 주동자로 몰려서 전과자가 되고 그후론 무능력한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의 굽힐 수 없는 자존심만은 열 켤레의 구두에서 엿 볼 수 있다. 그는 매일 7~8개의 구두를 정성스레 닦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이 열악하고 아내 자식들도 편치 못한 삶을 살고 있는데 그런 자존심만 챙겨서 뭐하…(생략)

권씨는 아까 구겨진 자존심에서 반쯤은 더 구겨져 버렸을 것이다. 어설픈 도둑질로 오 선생은 도둑이 권씨란 걸 눈치채고 다음날엔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권씨가 다시 돌아올 수 있게 권씨를 모른 척 했지만 이미 많이 구겨져 버린 자존심을 회복할 순 없었나 보다. 오 선생이 건너방으로 들어가려던 권씨를 모른 척 했다면 권씨는 예전처럼 다시 들어와 살 수 있었을까 권씨는 자기 자존심 구두 아홉 켤레를 남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대학 까지나온 지식인이지만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권씨는 자존심을 잃고 그렇게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자기 자존심을 버리고 굽실하며 살지 않고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사는 권씨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권씨로서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 같은 걸 구두를 닦음으로서 마음을 굳게 다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