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고향 일반독후감 고향

< 고향 >
이 작품은 프로문학의 선봉에 있는 이기영의 작품이다. 그리고 한국 소설사에서 최고로 치는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제목부터 우리의 토속적인 것과 당시(1930년대)의 모습을 잘 형상화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제목을 보고 내가 가장 먼저 떠 올렸던 것은 나의 고향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고향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곳으로 상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지금-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고향이라 생각된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도심에서 태어난 세대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도심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감각을 만들어 준다. 물론, 같은 아파트 안에 살더라도 집집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각기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은 이런 도심의 모습은 전혀 그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토속적인…(생략)

신이 많은 것을 이루고 남성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에 비하면 여기서 희준의 역할은 상당하다. 그는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도 능동적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실천하면서 이루어 내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을 보다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대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행복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희준은 조혼을 한 것에 대해서 많은 실망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 부모님의 뜻에 따라 일찍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다. 진실로 사랑해서 한 결혼이 아니기 때문에 부인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사실 이 부분은 읽으면서도 상당히 거북스러웠다. 남녀의 관계가 일방적인 것으로 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에서 가족으로 묶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삶은 온전한 것으로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당대의 가부장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누구에게나 삶은 행복해야 하고, 축복 받아야 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희준은 자신의 가정을 돌보기보다 타인의 삶을 더 많이 바라보고 축복해주려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오지랖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의 가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 하는 사람이 보다 큰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문학 작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계급에 대한 의식이 깔려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눈 여겨 볼만하다. 사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가장 사적인 감정을 끌어내고 있는 사실은 인간에게 있어서 사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함과 동시에 이런 미묘한 감각들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보다 본격적으로 생각해 볼 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