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일리치의 죽음을 읽고나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

-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
나는 책을 읽기 위해 고르다가 여러 가지의 책들 중에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나로선 ‘죽음’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기에 호기심 반으로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흥미로운 책의 내용과 인간의 삶에 대한 생각으로 나는 시간을 내어 틈틈이 읽어 완독할 수 있게 되었고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미 이반 일리치는 현재로선 죽은 사람이며 현재 에서부터 과거로 흘러 들어가 그의 유년 시절, 청소년 시절, 성인 시절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그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략히 설명하면 관리의 집안에서 성장하여 판사로 일했던 이반 일리치가 병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서 죽게 되면서 죽음을 앞두고 마음의 갈등을 일으켰지만 그의 하인인 농민 게라심의 꾸밈없는 간호 덕…(생략)

깨달았던 것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이반 일리치의 장례식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진행되어져 간다.
2장에서부터 이반 일리치의 과거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부유한 관리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집안의 기대이자 희망이었다. 그는 그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법률학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하며 관리로서 출세가도를 달린다. 처음에는 주지사의 촉탁관리로 그리고 다른 주의 예심 판사로,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그는 누구에게나 호감과 부러움을 샀으며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아가씨랑 사랑하여 결혼도 하게 된다. 그는 남들이 부러워 할 지위와 능력을 가졌으며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 있어 특히 상류 계층의 사람들과 친근한 관계를 맺으며 높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간다.
3장에서는 이반 일리치가 능력 있는 후배로부터 단 한번의 승진 기회를 빼앗기는 불운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좀 더 좋은 조건의 직장 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봉급과 충분한 봉급으로 인해 더 좋은 집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이반 일리치의 인생은 불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행운이 찾아오는, 어떤 장애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4장에서부터는 갑작스런 병이 그를 찾아옴으로써 그의 인생이 한 순간에 바뀌어 지게 된다. 그가 새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받은 봉급으로 얻은 새집을 행복에 가득 차 손질하고 있을 때 사다리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디뎌서 떨어져 옆구리를 다친 것이 화근이었다. 그 당시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이 신장, 맹장과 같은 몸의 내부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죽음에까지 이르는 병의 원인이 된 것이다. 그는 후에 유능하고 소문난 많은 의사를 찾아다녔지만 의사들은 모두 한결같이 같은 말만 되풀이 할 뿐 그의 병을 고치진 못하였다. 오히려 여러 의사들을 찾아다녀 각기 다른 여러 종류의 약과 치료를 받은 것이 그의 병을 더욱 더 부추길 뿐이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점차 쇠약해져 갔고 이로 인해 그의 인생의 중요한 부분인 일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그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5, 6장에선 그의 병이 점점 악화되어 자신의 지난날의 과거를 회상하고 과거를 그리워하는 그를 볼 수 있다. 그는 화목한 가정을 이끌며 가족이나 직장 친구들에게 평생을 헌신해왔으나 막상 그가 병에 걸려 죽을 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자 모두 이반 일리치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의 병 보다는 자기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하게 여기며 심지어 그의 가족들은 그의 병을 화려한 사교 생활을 하는데 귀찮은 존재까지로 여긴다. 그는 자신을 건성으로 다루는 의사의 모습에서 사무적으로 피고를 다루던 판사로서의 자기 모습을 떠올리지만 자신을 대하는 주위 사람들의 이와 같은 태도를 부당하게 여기고 그들로부터 허무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7, 8, 9, 10장에서 그는, 젊고 건강하며 꾸밈이 없이 진실하고 소박한 농민 게라심을 만나게 된다. 교육 받은 상류 계층의 주변 사람들은 죽어가는 이에 대한 양식과 예의를 차리기에만 급급할 뿐 그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쓰거나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 놓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순수한 농민 게라심은 병자라면 모든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믿으며 그런 믿음에 따라 병자인 이반 일리치를 정성껏 보살피고 간호한다. 이반 일리치는 이런 게라심을 주변의 다른 사람들보다도 진심으로 신뢰하며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항상 게라심이 다른 가족들보다도 자기 옆에 있기를 원했다. 게라심의 병간호를 받게 되면서부터 그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게 되고 게라심을 통해 자기의 삶이 허위에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며 자기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게 된다.
마지막 부분인 11, 12장에선 마침내 그가 가장 두려워하던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어떻게 해야 참된 삶을 사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답을 발견한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고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 할 수도 없었다. 그는 이미 힘없이 죽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죽음이 자신을 찾아올 때만이 자신이 살아 온 잘못된 삶을 후회하고 반성하게 되었고 게라심으로 인해 진리를 찾아, 그의 가족들 속에서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게 이 책의 내용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으로 결말을 맺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삶과,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여겼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살아온 삶과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내가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하였고 지금까지의 내가 살아온 이십여 년 동안의 인생 속에서 나의 삶에 대한 반성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시작이 있으면 언제나 끝이 있기 마련이듯이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일년 전에 나의 할아버지의 죽음을 보았다. 나는 그 때 사람이 죽는 모습과 시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하였고 죽음이야 말로 정말로 무섭고 두려운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이반 일리치가 그러했고 나의 할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단지 그것이 다른 사람들 보다 빨리 찾아오거나 느리게 찾아오거나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의 차이일 뿐... 그것이 언젠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성실하고 진실 되게 살아간다면 후회 하지 않는 삶이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었을 때 모파상이 이 작품을 읽고 “나의 작품 1백편이 모두 쓸데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보고서 알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처럼 훌륭하고 인생의 많은 교훈을 주는 이 책을, 나는 이 책을 읽어보지 못한 많은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한 권의 책을 권유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