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의 `눈길`을 읽고 나서 눈길

‘이청준의 눈길’을 읽고
제목을 처음 보고는 ‘눈길’이란 게 무엇인지 궁금했다. 눈이 수북히 쌓인 길인지 눈을 마주쳤을 때의 그 눈길인지 궁금했었다. 그러나 이 소설을 모두 읽은 후 내용이 제목과는 별 관련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가족’에 대한 것이었다.
이청준의 ‘눈길’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는 것은 가족에 관한 자기의 생각을 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 글에서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가족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데, 나는 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참으로 애매한 것 같다.
‘어머니’라는 분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중에서 제일 많이 보는 사람 중에 하나 일 것이다. 게다가 태어난 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본 날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어머니란 분은 자식과 가장 친하고, 가까운 사이일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사람들 모…(생략)

느낀 후에는 이렇게 화내지 못할 것이다. 집을 떠나 수련회 같은 곳을 가거나 며칠 동안 부모님 없이 먼 외국으로 갔을 때를 생각해보자. 첫째 날이나 둘째 날은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에 기뻐 날뛸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집 생각이 나고 어머니가 그리워지게 된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심지어 엄마를 보고 싶다며 울기까지 한다.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운다는 말이 있다. 바로 태어날 때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나라가 망했을 때이다. 이 말이 좀 과장 된 것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우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오히려 이 때 울지 않으면 불효자로 욕먹게 될 것이다. 그만큼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때 후회를 한다고 한다. 살아계셨을 때 잘 해 드릴 것을.. 하고 말이다.
이와 같이 ‘눈길’이란 소설을 읽고 난 후부터 다시 한 번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의 나를 위한 잔소리를 무시하고 싫어하지 않고 그것이 나를 위한 말 임을 명심하도록 할 것이다. 또, 앞의 사람처럼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야 후회하지 말고, 미리미리 효도를 해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뿐만 아니라 이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해드리고 싶다.
특히, 신문을 보면 가끔 아들이 부모를 죽이는 기사를 보는 일이 있다.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 봉양하기 귀찮아 굶어 죽인다던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죽인다. 그렇지만 나는 이것이 세상의 죄 중에서 가장 악한 죄라고 생각한다.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람을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부디 이런 사람들이 자기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특히 어머님의 은혜를 잘 알고 있더라면 이런 짓을 할 일은 결코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이런 짐승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모든 가정에서 부모님을 지극히 효로 위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